- 에베레스트 등정 중 지나쳐...“정상 정복에만 욕심” 비난
의족으로 세계 최고봉을 정복해 화제를 모은 뉴질랜드 산악인(본지 5월 17일자 보도)이 도마에 올랐다. 등반 중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도 방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두 다리가 없는 사람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마크 잉글리스(47·사진)는 지난 15일 정상 정복을 바로 눈앞에 둔 지점에서 산소 부족으로 숨져가는 영국 산악인 데이비드 샤프(34)를 만났으나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그냥 놔둔 채 등반을 계속했다고 23일 뉴질랜드 텔레비전 방송에 밝혔다. 그는 당시 40여 명의 다른 산악인들도 샤프가 곤경에 처해 있는 것을 목격했으나 모두 그냥 지나쳤다고 밝혔다.셰르파나 동료도 없이 혼자 등반에 나섰던 샤프는 정상을 정복한 뒤 하산하던 길이었으나 정상에서 300m쯤 내려왔을 때 산소통의 산소가 다 떨어지는 바람에 호흡 곤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국 그곳에서 숨지고 말았다.이 사실이 알려지자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했던 뉴질랜드 원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어떻게 죽어가는 사람을 놔둔 채 등반을 계속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그는 “사람들이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정상 정복에만 전념하느라 죽어가는 사람은 그냥 놔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개탄했다.◆“타인 신경 못쓸 상황” 해명하지만 잉글리스는 에베레스트 등정이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며 자신을 옹호했다. 잉글리스는 “그날 40여명의 산악인들이 에베레스트를 오르고 있었지만 샤프를 보고 손이라도 써보려고 했던 것은 우리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한편 샤프의 부모는 다른 산악인들을 원망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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