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환구시보 “도량 좁은 정치인…5년 실적 빈손”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의 취임 5주년(4월 26일)을 기해 그의 실적에 의문을 제기하고 오늘의 일본이미지를 정치적 소란, 호전성, 고집으로 표현한 논평이 주목을 끌었다. 중국 주요일간 환구시보는 26일 '고이즈미 총리 5년, 일본에 무엇을 가져왔나?'제하의 논평기사에서 내정과 외교에서 다같이 그가 일본에 기여한 바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최근 수년 동안 일본민족주의 색채가 점점 두드러지고 한국, 중국 등 이웃나라들과의 관계가 냉각된 것은 고이즈미 개인과 무관한 일이 아니라고 진단하고 그는 취임 후 5년 동안 전범들도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다섯 번 참배함으로써 “일본과 아시아 주변국들을 도의적 대치상태”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경제회복이나 우정개혁을 실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경제회복은 일본 자력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세계경제가 전체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점과 한국과 중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이즈미가 일본의 ‘정치대국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일본은 이를 위해 필요한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에서 다같이 상대적으로 뒤지고 있다고 환구시보는 지적했다. 각종 데이터로 미루어 일본의 하드파워는 주변국들에 뒤떨어지고 소프트파워 역시 “일본의 도덕적 감화력은 예전 같지 않다”고 논평(필자 易之)은 말했다. 환구시보 논평처럼 과거 80년대에 일본경제기적을 운위했던 세계 언론이 오늘날 일본과 주변국들 간 분쟁을 중점 보도하고 있는 것 하나만 봐도 일본이 경제대국에 걸맞는 도량과 배려를 갖추지 못한 채 과거 일제가 피해를 주었던 국가들을 상대로 돌아가며 분쟁을 일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환구시보는 “일본의 이미지는 정치적 소란과 함께 호전적이며 고집스럽게 비춰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실패는 일본 외교력의 현주소를 말해주며 “일본 소프트파워 지표가 모두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정치대국으로의 성장노력은 점점 오리무중에 빠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아시아 각국이 모두 협상을 통해 역사가 남긴 영토와 국경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으나 오직 일본을 둘러싼 일대에서는 문제가 완화될 기미 없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환구시보 논평은 고이즈미를 총명한 정치가로 개인적 매력은 지녔으나 “큰 정치가로서의 도량이 부족하다”고 평하고 국가지도자로서의 도량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어느 일본교사가 학생에게 “일본은 해양을 잃을 경우 모든 일본인을 수감하는 감옥이 될 수 있다”는 말로 해양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제는 “일본에 해양이 중요한 이유는 해양을 잃으면 해양을 마주 대하고 있는 친구를 잃게 되기 때문”이라고 바꿔 말해야 할 때라고 논평은 충고했다. 그리고 기사는 다음과 같이 끝을 맺는다. “아시아에 일본을 적대시하려는 국가는 없다. 고이즈미 총리 역시 아시아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 그의 추종자들을 데리고 야스쿠니 신사에 틀어박혀 뭔가를 고민해야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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