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최종 명령자, 혼자만 재판 받게 해달라 주장
사담 후세인이 1982년 두자일 주민 집단학살 사건과 관련해 자신에 대한 암살 기도가 실패한 후 자신이 직접 주민들의 농지를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을 자신 혼자만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농지 파괴는 후세인 암살 계획에 연루됐던 두자일 주민들에 대한 후세인 정부의 보복조치였다. 3월 1일(이하 현지시간) 법정에 출두한 후세인은 "모든 책임이 나 사담 후세인에게 있음을 밝힌다"며, 자신이 저지른 행동으로 인해 다른 피고인들이 재판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당신들은 내가 책임을 회피하고 다른 이들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나 후세인은 분명 책임을 질 것이다. 지금은 중요한 시기이며, 나 후세인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다."이번 재판은 3월 12일 속개될 예정이다. 후세인에 대한 재판이 속개된지 이틀째인 1일, 검찰은 후세인과 동료 피고인 7명이 1982년 두자일 탄압 당시 시아파 주민 140여명 집단학살에 연루됐던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들을 법정에 제출했다. 당시 두자일 주민 다수가 교도소에 수감됐으며, 농지를 비롯해 주민들의 재산들이 상당량 파괴됐었다. 최근 이틀 동안의 재판에서 다소 완화된 태도를 보여온 후세인은 1일 재판이 끝날때 쯤 두자일 농지 파괴에 대한 발언을 했다. "두자일 농지 파괴사건이 과연 범죄가 될 수 있는가? 내가 그 명령에 서명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다. 내가 직접 한 일이다. 내가 직접 불도저를 몰고가 마을을 파괴했다는 것은 아니다. 나에 대한 암살 기도에 연루된 이들의 과수원을 파괴하라는 혁명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졌고, 내가 그 명령에 직접 서명을 했다."또한 후세인은 자신이 주민들을 법정에 회부했으며, 그들은 자신을 암살하려 했었다고 주장했다. 후세인은 신께서 자신을 암살기도로부터 구해주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후세인은 "당시 나는 운전사와 친구 한 명, 그리고 경호원과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총알이 날아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후세인의 이복동생인 바르잔 하산 알-티크리티 전(前) 정보국장도 이날 재판에서 두자일 농지들이 파괴된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티크리티는 그 시기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검찰이 제출한 자료에는 후세인과 티크리티의 서명이 담긴 주민 처형 명령 및 사망 확인서가 포함돼 있었다. 또한 검찰은 이라크 특별법정에 제출한 다른 자료를 통해 두자일 주민들이 재판도 거치지 않은 채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일부 자료에 후세인의 서명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어떤 문서에는 사형 집행 연령에 포함되지 않는 10대들을 비밀리에 처형하는 방안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검찰이 자료 제출 의사를 밝힌 후 잠시 휴회가 선언됐다. 이후 재판은 속개됐고, 증인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결국 재판관들은 피고인 전원에 대한 기소장을 작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고인들, 과거보다 상당히 정중해진 모습 피고인들은 이따금씩 검찰측이 일부 자료들을 제출하려는 것을 저지하려 했다. 하지만, 피고인들의 행동은 대체로 정중히 이뤄졌고, 심지어 발언을 하기 전 손을 들어 법정으로부터 허락을 받기까지 했다. 대대적인 소란을 일으키던 과거 재판에서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달 재판을 보이콧하며 법정 복귀를 반대했던 피고인측 변호단은 28일 다시 법정에 출석했다. 피고인측 변호인단은 새로운 주심판사 및 판사를 원한다며 재판을 하루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라우프 압델-라흐만 주심판사는 5명의 판사들의 결정에 따라 이같은 요청이 기각됐다고 밝혔다. 피고인들은 전원 변호인들과 함께 법정에 출석했다. 2월 중순에 열렸던 지난번 재판에서는 후세인과 피고인들이 상당히 반항적인 태도를 보였었다. 그동안 이번 재판은 후세인측 변호인단의 재판 보이콧을 비롯한 항의와 설전으로 여러차례 중단됐었다. 피고인측은 이번 재판이 불법적이며 편향적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피고인측 변호인 2명이 살해됐으며, 주심판사 5명 중 3명이 바뀌었다. 또한 재판이 한 달에 2번 이상씩 총 6번이나 휴정됐었다. 피고인측 변호인단은 2월 중순 기자회견을 통해 압델-라흐만이 주심판사직을 수행하는 한 후세인을 비롯한 피고인 전원은 재판 보이콧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압델 라흐만 주심판사는 선임 주심판사였던 리즈가르 아민이 재판 진행 미숙에 대한 비난으로 사임한 이후 지난 1월 주심판사에 임명됐다. 피고인측 변호인단은 압델-라흐만 주심판사가 1970년대 반국가 활동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었기 때문에, 이번 재판의 주심판사로 부적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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