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이하 현지시간) 한 육류 가공공장의 근로자 8명이 미 역대 최고 당첨금인 3억6500만 달러짜리 파워볼(Powerball) 복권의 주인공이 바로 자신들이라고 밝혔다. 햄 가공공장 콘아그라(ConAgra)의 근로자인 채스티 루첸스(29세)는 동료들과의 공동복권 구입에 참여한지 세 번 만에 이같은 큰 행운을 거머쥐게 됐다. 세금을 포함해 2210만 달러 이상의 당첨금을 받게 된 루첸스는 '난 결혼도 하지 않았다. 당첨금이 모두 내 차지'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모두 이제 백만장자가 됐다는 믿겨지지 않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계설비 기사인 에릭 조네스(40세)는 '공장을 그만둔 지 4일 됐다'고 말했다. 조네스는 19일 새벽 1시경 집으로 돌아와 의자 위에서 아내가 적어놓은 복권 당첨번호를 보고서야 당첨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동료들과 함께 구입한 복권의 번호 48개를 꼼꼼히 확인해 본 그는 자신이 곧 백만장자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나도 기뻤다. 그는 당장 자고있던 아내와 두 아이들을 깨워 즐거운 파티를 가졌다. 검은색 모자와 선글라스를 낀 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조네스는 복권 당첨 사실을 알자마자 어떤 말을 했는지를 묻자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뭐라고 말을 했다. 아마도 그의 대답은 '당신 지금 나를 놀리고 있는거지?'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미국 연합복권협회가 밝힌 이번 파워볼 복권의 당첨번호는 15, 17, 43, 44, 48, 파워볼 숫자는 29다. 데이브 하이네만 주지사의 주재로 열린 이번 기자회견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기자들은 당첨자들에게 '결혼은 했나?', '당첨금으로 무엇을 할 계획인가?' 등 끊임없는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당첨자들은 세금을 제하고 총 1억2410만 달러, 1인당 1550만 달러를 받게 된다. 당첨자 8명 중에는 베트남 출신 이민자 2명과 중부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 1명도 포함돼 있다. 아들 넷과 딸 하나를 두고있는 쾅 다오(56세)는 1990년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후 콘아그라 공장에서 약 15년간 일해왔다. 22일 기자회견에 함께 한 다오는 입이 귀에 걸린 채 상당히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다오의 가족은 아직 베트남에 있으며, 가족들도 다오의 복권 당첨 사실을 알게 됐다. '가족들이 너무나 기뻐하고 있다'고 말하는 다오의 얼굴에는 더욱 환한 웃음이 번졌다. 당첨자들은 지난 주 각기 돈을 추렴해 공동으로 복권을 샀다. 당첨자 대부분은 4-5년간 공동복권을 구입해오다 이번에 행운의 잭팟을 터뜨리게 됐다. 이들은 보통 1인당 5달러 정도씩 내서 복권을 구입한 후, 그 복사본을 나눠서 간직하는 방식으로 공동복권을 구입해왔다. 이번에 대표로 복권을 구입한 사람은 둥 트란(34세)이었다. 역시 베트남 출신인 트란은 미국으로 이민온 후 16년 동안 콘아그라 공장에서 일해왔다. 아내와 어린 아들을 두고 있는 트란은 18일 밤 10시 30분 경 복권 당첨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첨 사실을 알고 바로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하고도 연결돼지 않았다. '늦은 밤이라 모두 자고 있었다.' 트란은 앞으로 공장을 그만두고 아내와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으로 돌아갈 계획은? 트란은 '난 계속 여기서 살고싶다'고 말했다. 1990년 아버지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온 중부 아프리카 출신의 알레인 마보소우(26세)는 '그저 기쁠 따름'이라며 간단히 소감을 밝혔다. 다른 당첨자들과 마찬가지로 롭 스튜어트(30세) 또한 '믿겨지지 않는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권 당첨 사실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었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역시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는다.' 데이빗 게흘(53세)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16년 간 콘아그라 공장에서 일해온 마이클 텝스트라(47세)는 19일 오후 복권을 함께 구입했던 동료들로부터 전화를 받아 당첨 사실을 알게됐다며, '처음엔 동료들이 농담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말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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