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범출신 바첼렛 승리로 중남미 대륙 좌파 성향 강해질 듯
칠레 사회당의 미첼 바첼렛(54) 후보가 15일 실시된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가 확실시된다고 칠레 라디오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이로써 바첼렛은 칠레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당선될 전망이다. 칠레의 비오비오 라디오는 8백만 투표인단 가운데 약 18만을 투표장에서 출구조사한 결과 바첼렛이 약 53%, 세바스찬 피네라(56)가 47%를 득표, 바첼렛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오비오 라디오는 칠레 주요 도시의 대다수 라디오 방송과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정치범출신이자 중도 좌파 연합 정부의 국방장관이었던 바첼렛은 예선 투표에서도 피네라를 근소한 차로 앞서 나갔다. 피네라는 칠레 신용카드 사업을 개척한 하버드대 출신 경제학자다. 바첼렛과 피네라는 이번 선거일를 '위대한 날'이라 부르며 수도 산티아고 상류층 지역의 각각 다른 학교에서 한 표를 던졌다.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미 4년후 '2010!'이라 외치는 지지자들의 외침속에 라고스가 투표할 차기 대선을 생각하고 있다. 시장경제와 사회주의 이념을 능숙하게 조화시킨 라고스 대통령은 70%이상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현행 헌법상 현직 대통령의 즉각적인 재선을 금지하고 있어 출마할 수 없었다. 만약 바첼렛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칠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며 현행 여당 연합의 집권도 계속된다. 현행 여당 연합은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통치(1973-1990년) 종식시부터 집권해 왔다. 바첼렛은 지난 12월 11일 첫 투표에서 지지율 46%로 승리했으나 과반수 지지를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선투표를 치러야 했다. 피네라는 당시 투표에서 지지율 25%로 2위를 차지했다. 각각 다른 정치적 배경과 이념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는 라고스 대통령 그린 윤곽과 굉장히 비슷한 기본 목표를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오늘날 칠레가 중남미에서 가장 건강한 경제를 갖도록 만든 20년에 걸친 자유 시장 경제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첼렛과 피네라는 실업율을 8%미만으로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피네라는 임기 첫 해에 10만을 비롯, 4년 임기동안 1백만 신규 직장을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사람은 또 공공 보건, 주택, 교육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증가하고 있는 대도시 범죄율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은퇴자를 위한 연금제도 개선을 위해 25년된 민간 사회 보장 제도를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10억달러에 달하는 개인 재산을 갖고 있는 피네라는 집권하면 1600만 칠레 인구 가운데 20%에 달하는 빈곤을 과감하게 감소시키겠다고 선거 캠페인에서 주장했다. 그는 또 노동법을 완화시켜 더 많은 고용을 창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바첼렛은 빈부격차의 불평등을 감소시키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라고스 대통령과 바첼렛 후보는 둘 다 사회당 소속이다. 살바도르 알렌데가 창당한 사회당의 좌파 정책으로 피노체트의 피의 쿠데타가 촉발됐다. 사회당은 그러나 지난 1990년 우파 축출을 위해 다른 주요 중도 좌파 정당들과 연합했다. 사회당 연합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비롯, 인플레이션을 잡고 연간 6%에 이르는 성장을 이루도록 이끌었다. 칠레 신임 대통령은 오는 3월 11일 취임하며 베네수엘라의 휴고 차베스 좌파 대통령과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신임 대통령 등 중남미 지도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피네라 후보는 최근 TV 토론에서 "문제를 일으킬 대중주의와 좌파주의 경향이 있다"고 경고했다. "차기 대통령은 강경함과 칠레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이 문제와 맞서야 할 것이다". 바첼렛 후보는 그러나 "우리는 중남미를 냉전시대로 되돌릴 수 없다. 차베스, 모랄레스등은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들이다. 칠레는 이들 모두와 관계를 가져야 한다". 한 세대동안 칠레 정치를 독점했던 피노체트는 이번 대선에 한 요소가 아니며 관심도 없다고 은퇴 장성출신 귈레르모 가린 대변인은 말했다. 올해 90세인 피노체트는 병든 채 최근에야 가택 연금에서 풀려났다. 그는 17년 철권통치에서 비롯된 부패와 인권 유린 혐의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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