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은 21일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간 한일정상회담은 역사문제에 대한 양국간의 인식의 차이를 재확인하는 자리에 지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노 대통령이 “솔직한 의견교환을 하고 상호 노력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고백한 것처럼 “회담은 1988년 한일공동선언으로 선을 그었던 것처럼 보였던 ‘과거’를 둘러싸고 재차 긴장 속에서 시작돼 풀리지 않은 채 끝났다”며 “고이즈미 총리는 노 대통령이 ‘역사문제의 핵심’이라고 한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종래의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고이즈미 총리는 참배를 ‘마음의 문제’로서 타국이 관여하면 안된다고 하지만 A급전범도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참배는 타국국민의 마음에도 깊이 관계 되며 아시아의 이해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도 “회담에서 대화 계속에는 일치했지만 그것이 관계 개선으로 향할지는 여전히 불안하다”며 “새로운 추도시설에 대해서는 2002년에 당시의 후쿠다 관방장관의 사적자문회가 보고를 정리한 만큼 어떤 시설로 할 것인지 조속히 검토를 추진해야 할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신문도 “한일간 역사인식을 둘러싼 골은 메워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정상 상호방문이 끊겨진 중ㆍ일관계에 비해 아직 낫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두 정상은 셔틀외교라는 이 파이프를 소중히 해 관계회복에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닛케이신문은 “한일관계가 금년 봄 이후 독도문제 등으로 급속하게 악화됐지만 정상간의 대화계속이나 북한문제에서도 한ㆍ미ㆍ일의 연대강화 등을 확인하고 차기 회담의 연내 개최에 합의한 것은 한일관계가 전망없이 악화되는 사태를 피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도쿄 신문은 사설에서 “대립의 격화는 가까스로 진정된 것 같지만 한일정상의 표정은 밝지 않은 분위기였다”며 “선인들이 곡절을 거치면서도 계속 쌓아왔던 우호친선관계를 진전시켜야할 책무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관을 공유, 교역의 불가결 등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동북아 새로운 질서창조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양국 정상은 올해를 ‘우정의 해’로 명명한 것을 상기시켜 결실있는 해로 만들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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