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버나드 케릭 전 뉴욕시 경찰국장을 신임 국토안보장관에 지명할 것이라고 미 정부 관리 2명이 2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케릭 전 국장은 9.11 테러 발생 당시와 그 이후까지 뉴욕시 경찰국을 지휘했으며, 현재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설립한 컨설팅 회사 '줄리아니 파트너스'의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다. 케릭 전 국장은 2000년, 줄리아니 당시 시장에 의해 뉴욕시 경찰국장에 임명됐다. 케릭 전 국장은 2003년, 새로 구성된 이라크 경찰병력의 훈련을 지원해달라는 부시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이라크로 갔으며, 대선을 앞두고는 지난 8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사로 나서는 등 부시 대통령 재선을 위해 열심히 활동했다. 한 정부 관리는 CNN에, 줄리아니 전 시장이 적어도 두 차례에 걸쳐, 지난 30일 사임을 발표한 톰 리지 국토안보장관 후임으로 케릭 전 국장을 임명할 것을 요청하며 백악관에 개인적으로 접촉했다고 말했다. 리지 장관은 후임자가 빠른 시일 내에 결정되지 않을 경우, 내년 2월 1일까지 장관직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리지 장관은 사임 서한에서 '여전히 해야할 일이 많겠지만, 지금 현재 미국은 전례없이 강하고 안전한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리지 장관이 18만명에 달하는 국토안보부 직원들을 관할하는 등 미국 초대 국토안보장관으로써 그의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펜실베니아 주지사를 2차례 역임한 리지 장관은 22년간의 공직 생활을 끝내고, 이제는 자기 자신과 가족에 좀더 신경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지 장관은 9.11 테러가 발생한지 불과 며칠 후 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직을 수락했으며, 2003년 1월에는 국토안보장관으로 취임했다. 22개 기관을 하나로 통합해서 만들어진 국토안보부는 미국에 대한 공격이나 테러 위협에 대응할 국가 전략을 개발 및 조율하는 일을 담당한다. 리지 장관의 업적 중 가장 주목받는 일은 아마도 5단계 테러경보 체제 창설을 지휘한 일일 것이다. 리지 장관이 국토안보부 장관과 보좌관으로 활동하던 기간동안 테러경보는 총 6차례 '다소 높음(옐로우)'에서 '높음(오렌지)'으로 격상됐다가 다시 하향조정된 바 있다. 현재 미국의 테러경보 수위는 '다소 높음(옐로우)'이다. 리지 장관은 매우 어려운 직무로 평가받았던 일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많은 외부 분석가들은 국토안보부가 해야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기대만큼 제대로 해내지는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또, 일부 외부 분석가들은 리지 장관이 많은 중요한 싸움에서 패했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번 교체로 더 많은 재정을 확보하고 그를 통해 국토안보부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찰스 슈머 상원의원(민주당, 뉴욕주)은 '톰 리지는 좋은 사람이며, 훌륭한 공무원이긴 하지만, 불행히도 국토안보부를 필요한 방향으로 강화할만한 재정이나 여력이 그에게 주어지지 않았다'며 '누가 후임자가 되건 그 후임자는 이 직책에 진정으로 요구되는 수단을 갖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원 이민·국경보안·시민권 소위원회 소속의 존 코닌 상원의원(공화당, 텍사스주)은 리지 장관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코닌 의원은 '톰 리지는 미국 초대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테러와의 전쟁에서 강하고 단호한 지도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제인 하먼 의원(캘리포니아주)은 '리지 장관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진정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리지 장관은 1995년부터 2001년까지 펜실베니아 주지사를 역임했으며, 당시 적극적인 기술 전략을 통해 펜실베니아주의 경제 및 교육, 보건, 환경 등을 향상시키면서 유명해졌다. 케릭 전 국장은 미군 헌병대에서 3년간 복무한 후 파사익 카운티 교도소장을 맡았다. 그리고, 1986년부터 1994년까지 뉴욕시 경찰국에서 근무했으며, 뉴욕시 경찰국장으로 임명되기 전에는 뉴욕시 교정국을 지휘했다. 부시 정부는 대선이 끝난 후 지금까지 내각 교체 업무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장관,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돈 에반스 상무장관, 로드 페이지 교육장관, 앤 베네먼 농무장관, 스펜서 에이브러햄 에너지장관 등이 사임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금까지 5개 장관직에 대해 후임자를 지명했다. 애쉬크로프트 장관 후임에는 알베르토 곤잘레스 백악관 법률고문을, 파월 장관 후임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을, 페이지 장관 후임에는 마가렛 스펠링스 백악관 국내정책 보좌관을, 에반스 장관 후임에는 카를로스 구티에레스를 지명했다. 그리고, 2일에는 마이크 조앤스 네브래스카 주지사를 신임 농무장관에 지명했다.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들은 모두 상원의 승인을 거친 후에야 정식으로 임명될 수 있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