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한 무장단체가 1주일 전 납치했던 네팔인 인질 12명을 모두 살해했다고 31일(이하 현지시각) 이 무장단체 및 네팔의 한 관리가 밝혔다. 이번 인질 살해사건은 사담 후세인 축출 이후 계속되고 있는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험란한 교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인질 집단살해사건이다.자칭 '자이쉬 안사르 알-순나'라는 이 무장단체는 바닥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 있는 네팔인 인질 12명 중 1명을 참수하고 나머지 11명을 총살하는 모습을 담은 끔찍한 사진과 동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렸다. 소마난다 수만 카타르 주재 네팔 대사는 아랍어 방송인 알자지라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질들의 살해 사실을 확인했다. 웹사이트에 올려진 사진들은 동영상에서 따온 것으로 보였다. 지난 8월 23일 네팔인 12명을 납치했다고 주장했던 '자이쉬 안사르 알-순나'는 "이슬람 및 이슬람 교도들과 싸우고 있는 미국에 협력한 네팔인 인질들이 모두 살해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 인질들이 이라크에서 사업중인 요르단 회사의 하청을 맡고 있는 네팔 회사의 직원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인질 집단살해로 인해 이라크에서 살해된 인질의 수는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또한 이번에 희생된 인질의 수는 지금까지 한 번에 살해당한 인질의 규모로는 최대이다. 네팔인 인질 집단살해 발표는 또 다른 이슬람 단체가 프랑스 언론인 2명을 인질로 붙잡고 있다고 발표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 단체는 프랑스 정부가 이슬람교 여학생들의 교내 두건 착용을 금지하는 법을 폐지하지 않을 경우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아랍연맹의 한 관리는 "바그다드 시각으로 화요일 밤까지 주어졌던 프랑스인 인질 2명에 대한 최종시한이 수요일 밤으로 연장됐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 근무하던 네팔인 12명을 계약고용했던 요르단의 서비스 회사 '모닝스타'의 이야드 만수르 회장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네팔인 인질들의 피살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내가 들었던 마지막 소식은 네팔 정부가 인질 12명의 석방을 위해 이라크 성직자들 및 다른 사람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네팔에 주재중인 아킬레쉬 우파이야이 기자는 CNN에 "충격에 휩싸인 인질 가족들의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인질 라메쉬 하드카(19세)의 형인 수다르산 하드카(23세)는 아킬레쉬에게 "동생의 피살 소식을 듣고 이를 믿을 수가 없었지만 충격에 기절하고 말았다. 부모님께 이 소식을 어떻게 전해드려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CNN이 집계해본 결과, 그동안 이라크에서 저항세력에게 목숨을 잃은 인질의 수는 총 23명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인 1명, 불가리아인 2명, 덴마크인 1명, 이탈리아인 2명, 레바논인 1명, 파키스탄인 2명, 한국인 1명, 터키인 1명, 네팔인 12명이다. 이밖에도 각기 다른 무장단체들이 인질들을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사건이 4건이나 보도됐지만, 아직 CNN에서는 그에 대한 정보를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그 중 가장 최근 사건은 8월 초 한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것으로, 당시 인질은 참수당하기 전 자신을 미국의 스파이 노릇을 하던 이집트인이라고 밝혔었다. 또한 6월에는 지난 4월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연방예비군의 키스 매튜 모핀 일병이라는 남성이 무장단체에 의해 총살당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방송됐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모핀이라는 이름을 지닌 병사의 신원을 파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한 사건은 납치된 것으로 보이는 독일인 2명이 지난 4월 살해당한 사건이다. 기타 전개사항 - 31일,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바그다드의 사드르시티 지역을 재건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의 기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야드 알라위 총리는 부족 지도자들을 만나 사드르시티에 투입될 3억8천5백만 달러의 기금을 포함해 일자리 창출과 이라크 기반시설의 복구를 위한 재건 기금을 약속했다. - 키르쿠크 경찰은 이브라힘 이스마일 키르쿠크 교육청장이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신원 미상의 무장괴한들에게 피살당했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청장의 경호원과 민간인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지난주에는 '투르크 민족전선(TNF)' 고위관리 2명이 납치된 후 다방면에 걸친 협상을 통해 석방된 바 있다. - 화요일,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저항세력들이 도로 장착 폭탄과 로켓 추진 수류탄으로 미국 순찰대를 공격했다. 이에 미군 병사들이 대응사격을 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저항군 1명이 사망했다고 미군은 밝혔다. 또한 미군은 교전지역을 지나던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다른 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 화요일, 미군은 이틀 전 도로에 설치된 폭탄으로 인해 병사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태스크포스 올림피아' 소속 호송대가 일요일 모술 남부를 이동하던 중 사제 폭발물 공격을 받아, 병사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병들은 모술에 있는 미 육군 교전지원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중 1명은 퇴원했으며, 다른 1명은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이라크전에서 사망한 미군 병사의 수는 총 9백7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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