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러시아 초등학교서 사상초유의 인질극 발생
  • 최남중
  • 등록 2004-09-02 01:23:00

기사수정
  • 인질범측, 어린 학생들 살해 협박
러시아 남부의 한 학교에서 인질들을 붙잡고 있는 무장괴한들과 러시아 정부 사이의 긴박한 대치상황이 2일(이하 현지시각)에도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계속되고 있다. 인질들의 수는 최소한 1백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그 수가 4백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초기 공격 과정에서 이미 4명이 목숨을 잃었다.현재 탱크부대, 장갑차부대, 보병부대 등 수백명의 무장군이 베슬란에 위치한 피해 학교 주위를 포위하고 있다. 베슬란은 지난 10여년간 러시아군과 반군간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 연방의 체첸공화국에 인접한 지역이다. 협상단이 인질범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을 비롯해 교내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음식과 음료 제공만이 이루어졌을 뿐이다. 총과 자살폭탄테러용 벨트로 무장한 인질범들은 러시아 신학기의 첫날인 1일 극적인 방법으로 학교를 점령했다. 인질범들은 자신들에 대한 공격이 진행될 경우 인질로 붙잡혀있는 어린 학생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학생들의 나이는 7~17세 가량이다. 목요일, 타임지의 폴 퀸-저지 기자는 "베슬란 마을회관에 인질들의 가족 수백명이 모여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곳의 분위기는 굉장히 조용하고 가라앉아 있다. 거의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며, 가끔씩 낮은 속삭임만 들릴 뿐"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의 배후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는 있지만, 퀸-저지 기자는 "이곳에는 인질범들이 체첸의 이슬람 과격파와 연계된 반군들일 것이라는 추측이 만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인질범 중 다수가 여성이며, 폭탄벨트로 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02년 발생했던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을 상기시키고 있다. 당시 체첸 반군들은 뮤지컬 공연 도중 극장을 점령해 7백명 이상의 인질을 붙잡은 후, 인질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체첸 교전을 끝낼 것을 요구했었다. 당시에도 인질범 대부분이 여성이었으며, 온 몸에 폭탄벨트를 감고 있었다. 남성 인질범들은 권총과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또한 극장 내부에는 대형 폭탄 2개도 설치돼 있었다. 당시 인질극은 러시아군이 극장 내부로 독가스를 투입해 내부에 있던 사람들을 기절시키는 방법으로 종결됐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독가스의 위력을 차감 계산해 해독제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며, 인질 1백20여명과 인질범 41명이 목숨을 잃었다. 계속된 테러행위에 이어 발생한 이번 인질극 사태로 러시아의 한 주가 피로 물들고 있다. 화요일에는 한 여성 자살폭탄테러범이 모스크바 지하철역에서 자폭하며 9명이 사망했으며, 8월 24일에는 체첸 여성 자살폭탄테러범으로 보이는 이들이 여객기 2대를 추락시켜 탑승객 89명이 모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러시아 정부는 새롭게 발생하고 있는 이런 공격들이 지난 주말 진행된 체첸 대선에 대한 보복성 공격이라고 말하고 있다. 체첸 대선에서는 러시아 정부가 지지하는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인질극을 비롯해 최근 발생한 공격사건들은 러시아에 대한 전쟁 선포"라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이는 적을 볼 수도 없고 전선조차 없는 전혀 다른 형태의 전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실질적인 위협이다.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국가가 오직 러시아 뿐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수요일 CNN-투르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러시아에서 발생한 테러공격들은 체첸 반군 및 알카에다와 연계돼있다"고 말했다. 흑해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인터뷰를 가진 푸틴 대통령은 "민간 항공기 2대가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범들에 의해 추락했다. 북부 카프카즈 지방의 분리주의자들은 체첸인들과 동일한 목적으로 이런 행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추악한 이익을 위해 테러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그들은 국제 테러리즘과 연계돼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공보부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인질들의 석방을 도울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클레어 버컨 백악관 대변인은 "양국 대통령이 약 5분간 전화통화를 나눴으며, 부시 대통령은 인질극을 비롯해 최근 러시아에서 발생한 테러행위들을 비난했다"고 밝혔다. "양국 대통령들은 전세계 테러리즘을 물리치기 위해 상호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고 버컨 대변인은 전했다. 또한 버컨 대변인은 "미국은 러시아 국민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는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안드레이 데니소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번 사태에 대한 조치가 취해지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앗다. 러시아 국영통신인 RIA 노보스티는 최소한 15명의 무장괴한들이 수요일 오전 9시 경 학교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으며, 초기 공격 과정에서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인질범들이 공격한 초등학교는 11학년으로 구성돼있다. 초기 보도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9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고 알려졌었지만, 이후 러시아 정부는 사상자 수를 수정 발표했다. 현장에서 촬영된 비디오테이프에서는 수백명의 러시아군이 학교 근처에 배치돼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비디오테이프에서는 갑자기 어린 소녀와 성인 여성이 급히 뛰어오는 모습도 보였으며, 이들은 무장한 러시아 특별군에 의해 안전한 곳으로 인도됐다. 현지 주민들과 기자들에게는 피격 가능성을 우려해 학교 반경 150m 내로 진입하지 말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인질범들을 비롯해 교내에 최소한 1백명이 있다고 보도했지만, 러시아 국영 TV는 그 숫자가 최대 3백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또한 그 숫자가 4백명에 이른다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비상대책부의 발표를 인용해 인질 중 절반은 어린 학생들이라고 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인질범들이 러시아군에게 자신들 1명이 살해될때마다 인질 50명씩을 죽일 것이며 1명이 부상당할때마다 인질 20명씩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인질범들은 지난 6월 러시아 남부 체첸에 대한 기습공격으로 체포된 포로 20여명에 대한 석방과 체첸에서의 러시아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질범들은 자신들의 휴대폰 번호 및 오세티아와 잉구세티아 대통령, 그리고 의사 한 명을 비롯해 자신들이 협상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인물들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전달했다 한다.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 당시에도 의사가 협상단에 포함돼 있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인질범들에게 지목된 의사가 베슬란으로 가고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베슬란은 러시아 남부의 블라디카프카스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혼란상태가 야기되고 있는 체첸공화국과의 접경지대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 S-OIL 샤힌 프로젝트 현장, 비계 발판 붕괴… 근로자 다수 부상 [뉴스21일간=김태인 ]2025년 11월 19일 오후 5시경,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패키지1' 공사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근로자들의 휴게를 위한 컨테이너 사이에 설치된 2m 높이의 비계 다리가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이 사고로 총 7명의 근로자가 부상을 입었습니다.사고가 발생한 샤힌 프로젝트...
  2. 제1회 태욱가요제 11월 23일 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태욱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025년 11월23일(일)오후3시30분, 부산 남구 용소로 78에 위치한 부산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회 태욱가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장락, 정유나, 유명민, 홍다영 등 다수의 초대 가수가 무대에 오르며, 진성경아, 안진용, 김미경, 박윤창, 아랑고고장구 부산진구팀 등 다양한 장르...
  3. 통일 미래세대의 비전을 키우다: 우정초등학교, '평화통일 퀴즈대회' 성황리 개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민족통일 울산시협의회(회장 이정민)는 2025년 11월 14일(금) 오전 10시, 울산 우정초등학교 승죽관에서 5·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화통일 퀴즈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미래 통일 주역인 학생들에게 올바른 통일관과 역사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된 이번 대회에는 이정민 회장과 이학박사 박성배...
  4. 제63주년 소방의 날 기념, 일산새마을금고 박학천이사장 소방청장상 수상 일산새마을금고[뉴스21일간=임정훈]2025년 11월 14일 (금) 울산동부소방서에서 제63주년 소방의 날을 기념하여 일산새마을금고 박학천이사장님이 소방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 소방청장상 ]을 수상하였습니다.이날 표창 전달은 울산동부소방서 우충길서장님이 대리 집행하였습니다.일산새마을금고는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
  5. 동구,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아동학대 예방 주간(11.19~11.23)을 기념해, 11월 14일 오후 2시 30분부터 방어동 화암초등학교 인근에서 아동 권리 증진을 위한 아동학대 예방 홍보 캠페인을 했다.    이날 캠페인은 동구아동위원협의회, 울산동부경찰서, 아동보호전문기관, 동구 아동보호팀이 함께하는 민관 합동 캠페인으로, 20여...
  6.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 번덕경로당 어르신 식사 대접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회장 김행자) 회원들은 11월 14일 오전 12시, 번덕경로당을 방문하여 관내 독거 어르신 40여 명을 대상으로 따뜻한 점심 식사와 간식을 대접하며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는 매년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 나눔 봉사뿐 아니...
  7. 남목 도시재생 축제 ‘미포1길 골목형상점가에서 놀장’성료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11월 14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미포1길 일원에서 ‘미포1길 골목형상점가에서 놀장’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행사는 올해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된 미포1길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지역 상인과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로 마련됐다. 약 250m 구간의 미포1길 일대를 차량 통제해 주민들이 자유...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