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예정보다 한 달 앞서 필리핀 군대를 이라크에서 철수하라는 납치범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델리아 앨버트 필리핀 외무장관이 일요일(이하 현지시간) 말했다. 필리핀인 안젤로 드 라 크루즈를 납치한 무장단체는 필리핀 정부에 7월 20일까지 필리핀 군대를 철수하라며 마감시한을 제시했다. 시한은 일요일로 종료됐지만, 납치범들이 위협대로 인질을 참수했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라크 이슬람군 소속의 '할레드 빈 알 왈리드 여단'이라고 신원을 밝힌 납치범들은 처음에 필리핀 군대가 토요일까지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고, 그 후 납치범들은 마감시한을 24시간 연장해줬다. 필리핀 정부는 인질 협상의 일환으로 노동장관과 함께 인질의 부인과 남동생을 이라크로 보낼 예정이다. 인질의 생사를 놓고 일부 혼선이 빚어졌다. 토요일, 납치범들이 마감시한을 24시간 연장한다는 발표를 하기 전 필리핀 고위급 관리는 인질이 석방됐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이라크 주재 필리핀 외교관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필리핀 인질 안젤로 드 라 크루즈는 올해 46세로 직업은 트럭운전사이며, 8살 아들을 두고 있다. 일요일, 마닐라에서는 이라크에서 필리핀 군대를 즉시 철수하라는 시위가 열렸다. 토요일 필리핀 정부는 인도주의 목적으로 파견된 자국 병력 50명의 주둔 기한을 연장하지 않고, 예정대로 8월 20일이 되면 즉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앨버트 장관은 "이 결정은 납치범들과의 협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요일 불가리아 외무부는 납치범들이 제시한 마감시한이 지났다는 보도가 있기는 했으나, 이라크에서 납치된 자국민 2명이 아직 생존해있음을 보여주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불가리아 외무부는 인질로 잡혀있는 자국민 2명은 이바일로 케포프와 게오르기 라조프이며, 이들은 트럭운전사라고 밝혔다. 무장단체는 미국 주도 다국적군에 물품을 수송해왔다는 이유로 이들을 납치했다. 미군 병사 피살일요일 오전 이라크 북부도시 모술 남쪽에서 미군 호송차량이 폭탄 공격을 받아 미군 병사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했다고 연합군 합동미디어센터(이하 CPIC)가 밝혔다. 이 과정에서 '태스크포스 올림피아' 부대 뒤쪽에서 자기 차를 운전하고 있던 이라크 민간인 1명도 사망했다고 CPIC는 전했다. 폭발 후 부상당한 병사를 치료하던 중 갑자기 차량 한 대가 그 곳으로 돌진해와 미군 호송차량에 총격을 가했다. 이에 미군들도 사격으로 응수했고, 결국 그 운전사는 사망했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곳은 모술에서 남쪽으로 140km 떨어진 지점이었다. 이날 또한 사마라 근처에서 미군 호송차량이 사제폭탄 공격을 받아 미군 1보병사단 소속 병사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했다고 연합군이 밝혔다. 연합군은 "부상병 중 2명은 복무를 시작할 예정이며, 다른 1명은 상태를 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라크전 개전이래 희생된 미군 사망자 수는 8백89명, 연합군 총 사망자 수는 1천7명에 달하게 됐다. 미군 전체 사망자 중, 전투중 사망한 병력은 6백65명, 비전투 상황에서 사망한 병력은 2백24명이다. 미 해병대원 조사 받아 미 해병대 소속 와세프 알리 하순(24) 상병은 통역병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 6월 19일 실종됐다가 지난주 레바논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순 상병은 토요일, 독일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그동안의 행적에 대해 조사를 받았으며, 며칠 내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하순 상병이 눈이 가려진 채 앉아있고, 납치범이 하순 상병 머리 위로 큰칼을 휘두르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가 방영된 뒤, 하순 상병은 이라크에서 납치된 것으로 규정됐다. 당시 비디오 속의 납치범은 미군이 이라크 수감자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하순 상병을 살해하겠다고 말했다. 그 후, 이슬람 웹사이트에 하순 상병이 참수됐다는 글이 게재되는 등 하순 상병의 생사에 대한 엇갈린 보도들이 나왔다. 이라크에 있는 소속 부대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던 하순 상병이 어떻게 그 곳에서 805km나 떨어진 레바논 트리폴리에 있는 가족들의 집에 도착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기타 전개사항 이라크 안보 관련 고위급 관리는 일요일 "이라크는 핵, 생물, 화학 무기 개발에 대한 국제 협약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모와팍 알 루바이 이라크 임시정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라크는 사담 후세인과는 달리 이제 다시는 주변국들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그다드 북부 바쿠바에서는 일요일, 1백50명에 달하는 시위대가 모여 사담 후세인의 재집권을 주장했다. 시위대 중 일부는 무기를 갖고 있었고, 또 일부는 얼굴을 복면으로 가리고 있었다. 이들은 아야드 알라위 이라크 임정 총리를 비난하기도 했다. 바그다드 다른 지역에서는 AP텔레비전 뉴스(APTN)를 통해 이라크인들이 사담 후세인 인형을 매달고 불태우는 모습이 방영됐다. 이번주로 예정돼 있던 알라위 총리의 유럽 순방이 취소됐다. 한 이라크 정부 관리는 안전상의 이유로 유럽 순방이 취소됐다고 말했으나, 또 다른 관리는 알라위 총리가 중동 국가들을 먼저 방문하고 싶어했기 때문에 유럽 순방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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