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위원회는 12일 숭례문의 국보 1호의 지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휘준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은 숭례문 화재사건에 대해 “말할 수 없이 참담하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국보 1호 지위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문화재위원회 건축ㆍ사적분과 합동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숭례문은 국보와 사적 의미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면서 “숭례문을 국보 1호로 지정할 당시 목조건축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의미 등 복합적 요소를 감안해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문화재 관계 최고 전문가 집단인 문화재위원회에 따르면 목조건축의 훼손과는 별개로 역사적 가치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데 더 뜻을 뒀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유홍준 문화재청장도 “숭례문 화재 소실로 온 국민에게 아픔과 슬픔을 드린 죄인”을 자처하며 “국민 여러분께 엎드려 사죄한다”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숭례문의 문루는 소실되었지만 이를 다시 복원하여 아름답고 장엄하게 복원하는 것은 또 다른 임무”라며 “우리 시대의 문화능력을 총동원하여 이 슬픔과 아픔을 극복할 것”을 독려했다. 유 청장은 이날 오후 “문화재위원회 건축·사적분과 합동회의를 소집하여 앞으로의 바람직한 복원방안을 심도있게 논의” 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성벽 석축 복원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숭례문의 성벽 석축은 일제 강점기에 양측의 성벽을 잘라내어 성곽의 문루가 지닌 당당한 모습을 잃고 섬처럼 고립되어 있다. 동시에 지표가 원래보다 약 1.5m 올라와 가분수처럼 보이는 모습을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방안도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과 서울시는 빠른 시일 내에 실무자회의를 갖기로 했다. 유 청장은 숭례문 화재사건을 계기로 문화재의 관리체계에 대해서 “현재 문화재청은 경복궁을 비롯한 조선시대 5대궁궐과 왕릉만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며 “문화재청이 ‘권역별 지방청’을 설립해 일관된 문화재 관리체계를 갖출 것”을 주문했다. 한편, 화재사건 당시 연휴기간을 이용 유럽출장 중이었던 유 청장은 급히 귀국 12일 숭례문 화재의 책임을 지고 청와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올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심사를 받는 ‘남해안 공룡발자국’과 ‘조선시대 왕릉’의 원만한 통과를 위해 유네스코 사무총장 등과 면담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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