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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 덮친 대형 산불, 왜 커졌나
  • 주정비
  • 등록 2017-06-05 10: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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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9시7분께 서울 수락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화재가 발생한 지 12시간 무렵에야 이튿날 가까스로 진화됐다. 


소방, 구청, 군부대 등 인력 2330명을 투입하고 소방차량 60여대와 헬기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총력을 펼쳤지만 밤새 축구장 면적의 5.5배가 잿더미로 변했다.


대규모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도 초반에 큰 불을 잡는데 실패한 것은 인재(人災)라기보다는 여러 악재가 동시에 맞물리며 진화 작업을 지체시켰다는 분석이다.


일단 산불이 강한 바람을 동반해 급속도로 퍼진 것이 소방당국이 불길을 잡는 데 여려움을 겪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화재 당시 수락산 일대에는 '위험한' 바람으로 간주되는 약 5m/s의 강풍이 불고 있었다. 밤새 강풍이 불난 산에 부채질을 한 셈이다.


이 강풍을 탄 산불이 수 백m 길이의 띠를 그리며 정상 부근까지 옮아 붙어 삽시간에 대형 산불로 커지게 됐고 진화에 더 애를 먹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수락산이 포함된 노원구 일대는 평소에는 강풍이 잦은 지역이 아니어서 바람이 불더라도 초속 1~2m에 불과했다.


반면 화재가 발생한 당일에는 하필 초속 5m 내외에서 많게는 6~7m까지 거센 바람이 불었다. 평상시의 3~4배 많은 바람이 수락산에 몰아친 것이다.


김성묵 기상청 국민소통예보관은 "어제 북서쪽에서 찬공기가 계속 내려오고 있는 상태였고 찬공기로 인해 바람이 많이 불었다"면서 "자정무렵부터 찬공기가 동쪽으로 조금씩 빠져나가며 서서히 동해상으로 멀어져가면서 바람도 자정을 전후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산세가 다소 험난하고 야간에 발생한 화재의 특성도 진화작업을 더디게 한 측면이 있다.


수락산은 산 지형의 상당부분이 바위로 이뤄진 '돌산'으로 강원도 못지 않게 산세가 험난한 편이어서 진화활동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됐다.


아울러 야간에 시계가 미치는 범위가 한계가 있는데다 산불로 인한 연기까지 겹치면서 시야를 확보하기 쉽지 않아 불길을 잡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소방당국이 산불화재 초반에 헬기를 투입하지 못한 측면도 시야 확보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당국은 결국 화재 다음날인 2일 새벽 이미 불길이 잡힌 뒤 동이 틀 무렵에 소방헬기를 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수락산은 신갈나무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활엽수종으로, 수분이 많고 불에 빨리 타지 않는 활엽수의 특성은 진화작업에 적잖게 도움이 됐다.


만약 소나무, 잣나무 등과 같은 소나무림이었다면 화재 규모가 더 컸을 수 있다. 소나무림의 줄기와 잎에 있는 송진은 인화성 물질로 '불기둥'을 만드는 촉매제로 불린다. 산림당국이 산불 피해지에 대한 산림복구에 상대적으로 산불에 강한 활엽수를 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수락산은 도봉산이나 북한산과 같이 암질이 화강암 산지다. 화강암이 풍화가 많이 되는 지형이라 산세가 험난한 편"이라며 "통상 활엽수에 비해 침역수는 송진 등의 유지 성분이 많기 때문에 침엽수 위주의 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애초 화재의 원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과 소방·산림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데 2~3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감식은 소방당국에 의한 육안감식에 이어 구청·경찰·소방당국의 합동감식과 정밀감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육안검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화점은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아파트 13~14단지 뒤 귀인봉 밑 5부 능선 일대로 추정되고 있다.


산불은 자연적으로 날 수도 있지만, 등산객이 피다 버린 담배꽁초나 고의적인 방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방당국은 5부능선 부근 등산로에서 50m 정도 떨어진 위치를 발화점으로 보고 있다. 이 지점은 등산로가 아닌 곳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재 원인은 야간 입산자의 부주의나 서울 근교 산에 많이 있는 무속인의 불 관리 허점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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