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사랑받는 이유가 있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
  • 정지연
  • 등록 2016-12-09 13:01:04

기사수정
  • 오랜 시간 사랑받은 이유?



우리나라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은 이유가 있는 작품이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는 오랜 시간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꿈꾼 신춘수 프로듀서와 그가 대표로 있는 오디컴퍼니의 모든 능력을 집결한 작품이다.


정신병원에서 고통받는 아버지를 위해 인간의 선과 악을 완전히 분리하는 시도를 한 지킬 박사와 그를 사랑하는 두 여인 루시와 엠마가 주축이 돼 인간 내면의 어두움을 조명하는 이 작품은 관객에게 대극장 뮤지컬의 스펙터클함과 아주 내밀한 배우의 연기를 통해 느낄 수 있는 호흡을 모두 갖춘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우선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는 왜 관객들이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 증명할 여력이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돈을 내는 관객들이 보러 오는 작품은 소위 '돈값'을 해야 하고, 다른 작품들보다도 더 비싼 월드 투어 버전에선 특히나 당연한 이야기다.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는 무대, 의상, 조명, 배우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충실한 완성도를 담보해서 이 '돈값'을 하게 한다.


미니멀리즘한 느낌의 무대와 대비를 높인 극적인 조명을 활용하는 모습에선 얼마 전 막을 내린 '스위니토드'의 향기가 났다. 하지만 '스위니토드'에서 지나치게 간략하게 만들어져 아쉽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던 무대와 달리 각 씬에서마다 디테일한 세트가 추가로 들어오며 그런 아쉬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더 훌륭한 비주얼을 보인다. 마치 각 씬 별로 영화의 비주얼을 보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특히나 1,800여 개의 병이 있다고 밝힌 지킬의 실험실에서 은은하게 병들을 비추는 조명 사이에서 지킬을 비추는 조명, 'Murder, Murder!' 넘버에서 하이드가 테디를 죽이는 장면에서의 극적 대비가 강한 조명 등은 아름다운 미장센을 만든다.


오랜 시간 캐스트에 공을 들였다는 배우들 역시 기대 이상의 모습이었다. 브로드웨이 캐스트가 오더라도 국내 유명 뮤지컬 스타들에겐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것이 국내 뮤지컬 시장이지만, 한국에선 신인과도 같은 이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연기와 노래는 한국 관객에게 사랑받을 자격을 충분히 보여준다. 이 배우들이 전국 투어를 마치고 서울 무대에서 공연한다면 한국 관객들의 외국 캐스트에 관한 선입견도 상당 부분 사라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특히 'Dangerous Game' 넘버에서 브래들리 딘과 다이애나 디가모의 농익은 호흡은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말이 가장 어울릴 것이다.
또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음악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뮤지컬계의 '애국가'라는 평을 받는 'This is the moment' 외에도 명곡들로 꼽히는 'Someone Like You', 'Once upon a Dream', 'A New Life' 등은 물론 앞서도 언급한 'Murder, Murder!' 처럼 앙상블의 열연을 느낄 수 있는 곡들도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공연되며 이후 많은 한국 뮤지컬들에 영향을 줬다는 '지킬앤하이드'가 가진 오리지널의 힘을 잘 느낄 수 있는 곡들이다.


물론 작품 전개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예를 들면 엠마의 비중이 다소 작아 보인다. 주요 넘버도 대부분 지킬과 루시에게 집중돼 있다. 마지막의 결혼식은 그렇게 죄를 많이 저지른 지킬이(비록 하이드가 저지른 죄라고 하지만) 정말 저런 선택을 하는 건가 의아함을 가지게 한다. 또 하이드의 모습이 다시 나타나자 너무 쉽게 삶을 포기하는 점도 그렇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압도적인 중반부에 휩쓸려 크게 문제 되거나 아쉬움으로 남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커튼콜에서 선보이는 배우들의 마지막 '포스'를 느낀 관객들은 아마도 공연장을 빠져나오며 '또 보고 싶다'는 강렬한 유혹에 휩싸일 것이다.


단 하나 정말로 아쉬운 점은 계명아트센터의 자막 위치다. 일반적으로 VIP석으로 손꼽히는 자리에선 오히려 무대와 함께 한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집중을 방해한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는 25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 이후 전국 투어를 거쳐 2017년 3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 S-OIL 샤힌 프로젝트 현장, 비계 발판 붕괴… 근로자 다수 부상 [뉴스21일간=김태인 ]2025년 11월 19일 오후 5시경,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패키지1' 공사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근로자들의 휴게를 위한 컨테이너 사이에 설치된 2m 높이의 비계 다리가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이 사고로 총 7명의 근로자가 부상을 입었습니다.사고가 발생한 샤힌 프로젝트...
  2. 제1회 태욱가요제 11월 23일 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태욱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025년 11월23일(일)오후3시30분, 부산 남구 용소로 78에 위치한 부산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회 태욱가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장락, 정유나, 유명민, 홍다영 등 다수의 초대 가수가 무대에 오르며, 진성경아, 안진용, 김미경, 박윤창, 아랑고고장구 부산진구팀 등 다양한 장르...
  3. 통일 미래세대의 비전을 키우다: 우정초등학교, '평화통일 퀴즈대회' 성황리 개최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민족통일 울산시협의회(회장 이정민)는 2025년 11월 14일(금) 오전 10시, 울산 우정초등학교 승죽관에서 5·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화통일 퀴즈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미래 통일 주역인 학생들에게 올바른 통일관과 역사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된 이번 대회에는 이정민 회장과 이학박사 박성배...
  4. 제63주년 소방의 날 기념, 일산새마을금고 박학천이사장 소방청장상 수상 일산새마을금고[뉴스21일간=임정훈]2025년 11월 14일 (금) 울산동부소방서에서 제63주년 소방의 날을 기념하여 일산새마을금고 박학천이사장님이 소방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 소방청장상 ]을 수상하였습니다.이날 표창 전달은 울산동부소방서 우충길서장님이 대리 집행하였습니다.일산새마을금고는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
  5. 동구,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아동학대 예방 주간(11.19~11.23)을 기념해, 11월 14일 오후 2시 30분부터 방어동 화암초등학교 인근에서 아동 권리 증진을 위한 아동학대 예방 홍보 캠페인을 했다.    이날 캠페인은 동구아동위원협의회, 울산동부경찰서, 아동보호전문기관, 동구 아동보호팀이 함께하는 민관 합동 캠페인으로, 20여...
  6.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 번덕경로당 어르신 식사 대접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회장 김행자) 회원들은 11월 14일 오전 12시, 번덕경로당을 방문하여 관내 독거 어르신 40여 명을 대상으로 따뜻한 점심 식사와 간식을 대접하며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일산동 아동‧여성지킴이회는 매년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 나눔 봉사뿐 아니...
  7. 남목 도시재생 축제 ‘미포1길 골목형상점가에서 놀장’성료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11월 14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미포1길 일원에서 ‘미포1길 골목형상점가에서 놀장’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행사는 올해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된 미포1길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지역 상인과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로 마련됐다. 약 250m 구간의 미포1길 일대를 차량 통제해 주민들이 자유...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