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경성사범학교와 일본 도쿄(東京)고등사범학교를 나와 경성사범, 인천 제물포고, 서울고 교사를 거쳐 경희대, 인하대 교수를 역임한 시인 조병화는 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으로 등단한 뒤 지금까지 창작시집 52권, 시선집 28권, 시론집 5권, 화집 5권, 수필집 37권, 번역서 2권, 시 이론서 3권 등 160여권의 책을 냈다.
이러한 그의 다산성(多産性)은 최근,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가 1895년부터 1994년까지 한국문학 100년을 CD롬으로 자료화한 결과, 조 시인이 해방 이후 가장 많은 시집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인간의 실존적 삶을 다룬 순수시만을 변함없이 써왔다. 따라서, 격동기를 살아온 시인으로서 민족문제나 역사성을 지나치게 외면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특히, 1955년 발표한 다섯번째 시집 「사랑이 가기 전에」(정음사刊)는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을 거뒀으며, 이후 국내 출판계에 연시풍 시집의 베스트셀러 진입 전통을 세웠다.
그의 시‘난(蘭)’이 지난 2000년 일본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실렸으며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등 외국어로 번역된 시집도 25권에 이른다. 화가로 활동하면서 20여 차례의 개인전과 초대전 등을 갖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문단에 기여한 공로로 아시아문학상(1957), 서울시 문화상(1981), 대한민국예술원상(1985), 3.1문화상(1990), 금관문화훈장(1996), 5.16민족상(1997) 등을 수상했다. 후배 문인들의 창작활동을 돕기 위해 1991년 편운문학상을 제정, 지난해까지 36명의 시인, 평론가에게 시상했다. 그리고 지난 3월 8일 오후 8시 55분 경희의료원에서 노환(향년 82세)으로 별세했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