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의 ‘앙드레김 빌딩’이 사라진다. 2001년부터 고(故) 앙드레김 디자이너가 쇼룸 겸 작업실로 사용했던 ‘자흥빌딩’(신사동 561-37,38번지)은 그가 좋아 했던 흰색으로 단장해 ‘언덕 위의 하얀집’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신사동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다.
아티스트 상품 브랜드 ‘육심원(대표 정경일)’은 도산대로 부근의 앙드레김 빌딩을 인수했다고 23일 밝혔다. 육심원은 이 빌딩 부지를 매입해 아트(ART) 호텔 및 카페, 갤러리, 브랜드숍 등으로 운영하기 위해 건물을 재건축할 예정이다.
육심원 측은 국내 대표 디자이너인 앙드레 김 선생님이 선보였던 디자인 철학과 문화 정신이 깃든 의미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최종적으로 해당 위치의 건물과 부지의 매입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육심원 관계자는 “앙드레김 디자이너가 한국 패션의 선구자로 노력해온 정신을 이어 받아 육심원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적극 알리고 한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육심원은 자흥빌딩 부지에 약 18층 규모의 건물을 지을 예정이다. 대규모 SPA 브랜드나 프랜차이즈 매장들의 등장으로 개성을 잃어가는 가로수길 방문 관광객들에게 신개념 휴식공간과 특별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단순한 숙박 제공의 개념을 뛰어 넘어서 육심원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관련 상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육심원만의 아트 호텔로 만들어 기존의 앙드레김 빌딩이 지녔던 랜드마크의 위상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육심원이 매입한 자흥빌딩은 1989년 준공된 대지면적 542㎡, 연면적 1821㎡의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다. 해당 건물 및 부지는 2010년 앙드레김 디자이너가 별세한 이후 2014년 11월 건강기능식품 기업 ‘내츄럴엔도텍’에 180억원에 매각되었다.
육심원은 국내 동양화가 육심원 작가의 동양화 작품들을 패션, 코스메틱, 리빙 상품으로 제작해 판매 중이다. 육심원은 현재 국내에서 가로수길, 삼청동, 인사동 등에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이며, 롯데백화점 및 다수 면세점에 입점해 있다. 중국 싱가포르 미국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