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송국건정치칼럼] ‘北風’의 달콤한 유혹
  • 최명호
  • 등록 2016-02-15 10:04:58

기사수정


정치권은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밥상머리 민심’에 주목했다. 통상 4년마다 한 번씩 2월 설 연휴에 조성되는 여론이 4월 총선에 그대로 반영돼 온 까닭이다. 특히 올해는 여권에서 친박계와 비박계가 치열한 공천경쟁을 벌이고, 야권에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분열되는 초유의 일이 일어난 만큼 민심이 어떻게 흐를지 중요했다. 대구·경북의 경우 이른바 진박(眞朴·진짜 친박)-가박(假朴·가짜 친박) 논쟁을 유권자가 어떻게 판단할지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정치이슈들은 설 연휴에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와 이에 따른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가동중단 조치에 묻혀버렸다.

대신 선거 때마다 불어온 ‘북풍(北風)’이 4·13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여야는 열심히 주판알을 굴리고 있다. 음모론자들은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격 중단한 게 보수와 중도층 유권자 결집을 위한 ‘안보위기 조장용’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간 남북 사이에 일어난 일들과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정부의 부담을 감안하면 그런 해석은 너무 정치공학적이다. 안보위기론을 퍼뜨린다고 보수정당이 마냥 유리한 것도 아니다. 과거엔 그런 경향이 있었다. 1987년 대선 직전의 KAL기 폭파 사건, 1992년 대선 길목에서 발표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1996년 15대 총선의 판문점 북한군 무력시위, 1997년 대선 직전의 ‘총풍’ 사건이 모두 그랬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달라졌다. 2002년 16대 대선 전에 제2연평해전과 2차 북핵위기가 터졌지만 진보진영인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다. 2010년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했지만 강원, 충남, 충북,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또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서 진보가 승리를 거뒀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을 중심으로 ‘전쟁 불안감’이 확산됐던 까닭이다. 이때 민주당은 보수진영의 안보이슈에 맞서 ‘1번(여당 후보)은 전쟁, 2번(야당)은 평화’라는 구호를 내걸어 큰 재미를 봤다. 따라서 이번에도 음모론자들이 우려할 만큼 북한 로켓 발사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론 일단 보지 않는다. 아직 선거가 두 달 가까이 남아 있어 그때쯤이면 조금 잊힐 수도 있다.

다만 지금은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4월 총선까지 여러 가지 ‘대북(對北)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 당장 국제사회에서 보다 강력한 대북 제재가 논의되고 있다. 내일(16일)은 북한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이다. 북측은 광명성절을 앞두고 지난 7일 ‘광명성4호’ 로켓을 쏘아올렸다. 이 시기에 남쪽에선 한-미 양국의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들이 투입된 공정통제사 연합훈련이 사상 처음으로 실시되고 있다. 3월로 넘어가면 7일부터 4월30일까지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이 예정돼 있다. 또 4·13 총선 이틀 후인 4월15일은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이다.

북한이 국지도발을 감행하고 이에 따른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부가 대북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겠지만 정치권 차원의 협조도 있어야 한다. 각 정파의 이익에 맞춰 ‘북풍’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판알만 굴릴 때가 아니다. 여당은 ‘북풍’ 활용이란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야당도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재미를 본 ‘전쟁 대 평화’ 프레임을 다시 꺼내선 안된다. 지금은 안보위기 사태에 각 정당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구별하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 유권자들이 잘 판단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하나님의 교회, ‘사랑의 헌혈’로 이웃에 소중한 생명나눔 실천 △ 헌혈릴레이 여수하나님의교회이웃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20년 넘게 헌혈에 솔선해온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 이하 하나님의 교회)가 6일 전남 여수에서 ‘전 세계 유월절사랑 생명사랑 제1737차 헌혈릴레이’를 개최해 혈액 수급난 해소를 도왔다. 하나님의 교회는 올해만도 전 ...
  2. 신정2동 새마을부녀회, 어려운 이웃에 사랑의 김치 지원 [뉴스21일간=김민근 ] 남구 신정2동 새마을부녀회(회장 주윤하)는 6일 신정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회원들이 손수 만든 김치를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는‘사랑의 김치 나누기’행사를 가졌다.      신정2동 새마을부녀회는 매년 사랑의 밑반찬 지원사업, 김치나누기 등의 사업을 하며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
  3. [단독특종] 백동철 감독, 'UDT 우리 동네 특공대' 시놉시스 도용 의혹에 형사 고소! [뉴스21일간=김태인 ] 영화, 드라마계에 지적 재산권 보호에 대한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백동철 감독이 자신의 시나리오 '우리 동네 특공대'가 하이지음스튜디오 주식회사에 의해 도용되었다고 주장하며, 2025년 11월 5일 오후, 결국 안산 상록경찰서에 형사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이는 거대 자본에 맞서 개인 창작자의 권리를...
  4. 2025년 남구 소상공인의 날 기념행사 개최 [뉴스21일간=김민근 ]울산 남구(구청장 서동욱)는 지난 5일 저녁 울산보람컨벤션에서 남구 소상공인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 소상공인의 날’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남구 소상공인연합회(회장 박창준)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역경제의 주체로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자리를 지켜온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 공동체 의식을 ...
  5. 울산드론순찰대, ‘나눔:ON 페스타’서 시민과 함께 드론 안전 체험 부스 운영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드론순찰대(대장 임용근)가 지난 2025년 11월 7일 울산문화공원에서 열린 『프로젝트 나눔:ON 페스타』에 참여하여 시민들을 위한 드론 안전 체험 부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했습니다.  울산광역시자원봉사센터가 주최한 ‘따뜻한 나눔이 켜지는 순간’ 주제의 『프로젝트 나눔:ON 페스타』 참여 , "하늘에서 지...
  6. 울주군, KTX동대구역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캠페인 실시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산 울주군이 7일 KTX동대구역에서 이용객을 대상으로 울주군 고향사랑기부제와 지역 주요 관광지 홍보 캠페인을 실시했다.이날 캠페인에 참여한 울주군 행정지원국장 및 세무과 직원들은 동대구역 이용객에게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하고, 울주군 주요 관광지를 소개했다.또한 울주군은 다음달 13일까지 KTX동대구.
  7. 울산 동구 민간·가정어린이집 연합회 ‘보육인의 밤’행사 개최 동구청제공[뉴스21일간=임정훈]울산광역시 동구 민간·가정 어린이집 연합회(회장 서은원, 전수경)는 지난 11월 6일 오후 6시 HD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보육인의 밤’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울산 동구 민간·가정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보육 교직원의 사기를 진작하고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430여 명이 참석해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