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저전력 자기센서 및 고집적 메모리 소자 개발에 활용 가능
▲전기장을 합성 산화물(Ba0.5Sr1.5Zn2(Fe0.92Al0.08)12O22)에 걸었을 때 일어나는 미시적 변화 ©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 |
국내 연구진이 자기장 없이 순전히 전기장에 의해 N극과 S극이 바뀌는 자석을 발견했다.
전기장만으로 물질의 자화방향(자석의 극 방향)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 자기장을 만드는데 따르는 열손실을 피할 수 있어 초저전력 자기센서나 고집적 자기 메모리 소자 구현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김기훈 교수와 KAIST 물리학과 이순칠 교수가 주도하고,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차이이솅(柴一晟) 박사, 천세환 박사 및 KAIST 물리학과 권상일 박사 등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지 온라인판 6월 24일자에 게재되었다.
하드디스크 같은 정보기록 소자의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자성물질은 주로 자기장으로 N극과 S극을 국소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정보를 기록하게 된다. 이 경우 필요한 자기장을 만들기 위한 전류발생 과정에서 열 손실이 크다는 것이 한계였다.
따라서 자기장이 아닌 전기장으로 N극과 S극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 전류가 아닌 전압으로 자화방향을 변화시킬 수 있어 초저전력 자기센서나 고집적 메모리소자 등 응용의 폭이 넓어진다.
이에 연구팀은 열손실이 동반되는 자기장 없이 순전히 전기장만으로 자화의 방향이 뒤집히는 새로운 다강체* 단결정 물질을 합성하고 그 자화변화의 기본 원리까지 규명했다.
* 다강체 : 전기와 자기적 성질이 한 물질에 서로 결합되어, 전기장으로 자화를 혹은 자기장으로 전기분극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한 물질
전기장만으로 자화방향을 조절할 경우 전류를 발생시킬 필요가 없어 소자구동에 필요한 전력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물질은 냉장고 자석, 무선주파수 여과기, 플로피 디스크 등에 이용되는 육방정계철산화물의 일종으로 철 일부를 알루미늄으로 치환하여 자화의 방향을 반전시킬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도 이처럼 자화 방향이 반전되는 물질은 있었으나 온도를 아주 낮춰야 하거나(영하 270℃) 외부에서 자기장을 추가로 발생시켜야 하는 제약이 있어 실용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는 “이번에 합성된 물질을 이용하면 전류가 아닌 전압으로 자화를 변화시킬 수 있어 초저전력 고효율 자기소자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