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 안철수에 대한 담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유일한 희망’이라는 긍정론과 ‘실체가 없는, 위선과 오만의 메시아’라는 회의론이 팽팽히 맞선다.
그의 지지세력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소셜 혁명을 받들며 안 후보가 시대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쪽에서는 정당정치의 당위와 양당제라는 정치공학적 현실을 생각했을 때 실제 국정 운영에 있어서는 미흡할 것이라고 평가 절하한다.
그가 출마선언에서 약속한 대로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낼 사람인지, 아니면 ‘알맹이 없는 신드롬’인지는 대선을 불과 2개월 남짓한 현 시점에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올 연말 유력 대선후보인 박근혜나 문재인 후보측도 마찬가지이지만 장점보다 단점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무소속인 안철수 후보의 약점은 ‘불안함’이 지적되고 있다. 국정 운영 경험이 전무한 안 후보는 중량감 있는 각계 인사를 영입해 약점을 보완하려 하지만 구체적이고 뚜렷한 정책과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현안에 대해 원론적인 수준의 ‘옳은 얘기’만 하는 상황이다. “속성 과외로 습득한 지식으로 국정을 어떻게 이끌지 불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후보는 정치경험과 관련해 “사장이 된 후 수많은 실수를 했어요. 다만 절대로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았고 실수를 통해서 배워나갔습니다. 교수가 된 후에도 처음엔 강의를 잘 못했는데, 고쳐 나가면서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최고 수준의 강의평가를 받는 교수가 될 수 있었죠….”라고 밝힌바 있다. 이는 ‘정치 경험이 없는데 대통령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비판과 우려’에 대한 답변이다.
한지만 정치전문가들은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사장이나 교수와는 다르다고 잘라 만한다. 대통령의 미미한 실수라도 결정적일 수 있다는 것. 한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의 의사결정에는 사소한 실책도 용납되지 않는다. 작은 실수도 서민들에겐 치명적이 된다”며 “안 후보의 비유는 대통령 자리의 엄중함과 거리가 멀고, 국가경영 리더십의 격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연이어 터져 나오는 각종 의혹으로 고상한 이미지와 달리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르다는 인상까지 주고 있다. 안 후보는 “네거티브는 최악의 구태”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네거티브와 검증은 차원을 달리한다고 지적한다. 정치평론가 김모씨는 “후보 검증은 인물 탐색이자 후보들의 지도력, 인생 역정, 품성을 추적해 확인하는 작업”이라며 “대통령의 성공이 나라의 성공이기 때문에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유권자의 알권리이자 선거의 주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안 후보도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 논쟁에 즈음해 “정당한 검증에 성실하게 답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랫동안 전세살이를 해봐서 집 없는 설움을 잘 안다”고 밝혔지만 곧 26세 대학원생 때 판자촌 딱지를 샀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그가 그토록 강조해온 ‘신뢰’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게된 것이다.
정치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정치는 신뢰이며, 신뢰의 정치가 새 정치다”라며 “정치 불신은 정치인의 이중성, 언행 불일치에서 비롯된다”라고 꼬집었다. 딱지 구입 논쟁은 언행 불일치의 의혹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가 지닌 경쟁력의 또 다른 하나는 ‘소통’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의 실제 소통은 선별적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때론 일방적이고 정치공학적인 색깔도 엿보였다. 본인이 알리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골라서 전달했다. 안철수의 새 정치는 소통 방식의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이 지적이다.
대표이사 이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