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지 않는 남자를 찾기 어려운 북한에선 흡연율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젊은 여성까지 대열에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주의 북한사회에서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담배가 젊은 여성마저 중독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여성의 흡연과는 이유는 다르다. 한국은 경제 성장을 거듭하며 여권이 신장하여 여성의 흡연율이 늘어난 반면 북한은 갈수록 살아가기 어려워지는 이유가 젊은 여성을 담배에 의존하게 하는 것이다.
북한의 서민들이 즐기는 담배는 필터가 없이 종이에 말아서 피기에 독성이 강하다. 장마당에서 담배를 파는 장사꾼들은 저마다 자기 담배가 더 독하다며 홍보를 한다. 독할수록 잘 팔리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순한 담배가 인기를 끄는 것에 비하면 반대이다.
담배의 독성은 이처럼 경제의 어려움과 비례한다. 삶의 낙을 찾기 어려운 북한주민을 위로해 주는 것은 저렴한 가격의 담배뿐이고 대체용품 또한 없다. 도리어 ‘얼음’이라 불리는 아편 대신 담배라도 피는 사람은 건전한 편에 속한다.
북한이 선전하는 담뱃갑을 보면 건강에 대한 경고문이 적혀있다. “담배가 당신과 주위 사람 건강을 해친다.”고. 그러나 이런 광고 문구를 겁내는 북한주민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제 수명을 다하고 죽기 어려운 북한에서 차라리 담배로 인해 죽는 것이 더 행복하고 덜 억울하기 때문이다.
한 탈북자는 자신의 할머니가 일본에서 60년대 귀국하신 분이셨는데 세상을 원망하며 독한 담배를 자주 피우셨다고 했다. “왜 담배를 피시냐?”고 물으면 아무런 말씀 없이 담배 연기만 응시하시던 할머니가 얼마 전 돌아가셨는데 임종 직전 남기신 말씀이 “내가 너희를 북한 땅에 데려와 고생만 시켜서 미안하다.”고 하셨다는 것이다.
북한정권은 말로는 금연 하라고 하지만 그들이 주민을 대하는 태도는 흡연을 부추길 뿐이다. 흡연을 유일한 낙으로 사는 일반 북한주민에게 모든 것을 누리고 살던 김정일도 실패한 금연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이다. 담배에 중독된 북한주민을 금연 시키려면 권력에 중독된 그들 먼저 변해야 할 것이다.뉴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