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30~40세대를 하나의 단위로 하여 인민반을 구성하며 이를 대표하는 인민반장이 있다. 인민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인민반장의 감시가 이뤄진다.
인민반장은 주민들을 직접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북한을 지키는 것은 군대가 아니라 인민반장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김정일이 병치레할 때도 인민반회의를 통해 주민들에게 사실이 알려졌고, 인민반장들을 모아놓은 자리에서 화폐개혁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인민반장은 출신성분이 좋은 사람이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때로는 성분이 좋지 않은 사람이 인민반장으로 세워지기도 한다. 성분이 좋지 않은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북한당국에 더 충성스럽게 일할 수 있으며, 비슷한 처지의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더 잘 이해하여 감시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인민반장의 역할은 회의 주최, 동인민반 감시 및 밀고, 과업수행 상황 보고 등이 있으며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인민반 평정서'다. 간부사업 시 이견서를 첨부해야 하는데 만약 인민반장이 이를 부정하면 간부사업에 차질을 빚게 될 정도로 큰 권한을 갖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보위부보다 조심해야 하는 인민반장"이라는 말이 있다. 인민반장은 자신이 관리하는 가정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야 한다. 인민반장의 눈에 잘못 들었다가는 귀찮은 일이 생기는 일이 투성이라 웬만하면 인민반장의 지시에 따르고 마는 주민들이다.
실제로 평양 출신의 탈북자는 "인민반장이 괜한 생트집을 잡아 오지로 추방됐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각 가정에 무단침입하여 불온서적이나 라디오의 주파수가 올바로 고정됐는지 확인하고, 인민반별로 내려지는 여러 생산과제들을 위해 주민들을 들볶아야 하며, 출신성분과 조직생활 참여정도 등을 기록하는 평정서 작성 권한을 가진 인민반장.
이렇게 인민반장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감시'다. 주민들의 행동과 언어, 불만 섞인 말투까지도 감시하는 것이다. 북한의 주민감시체계의 하위권한을 가진 인민반장도 이 정도이니 북한은 얼마나 숨막히는 세상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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