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 날이었다. 오전까지도 누구나가 자기 일에 바빴던 평범한 이 날이었다. 그랬던 우리의 일상을 마치도 하나의 운명처럼 모아놓은 사건이 있었다. 그것은 평시에 들을 수 없었던 포음이었고 파랗게만 알았던 하늘까지 불태우는 화염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터지는 처참한 비명소리들이었다.
우리 국민 5천만이 평화가 깨질 때 보이고 들리는 것들을 다 같이 체험해야만 했던 공포의 그 시간은 바로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과연 어느 누가 하늘 중천에 해가 떠 있는 백주의 그 시각에 북한으로부터 포탄이 날아올 줄 감히 예상했었겠는가.
오직 김정은 정권만이 사전에 알고 철저히 숨겼던 극악한 그 시간이어서 선전포고도 없었던 북한군의 야만적 포격에 우리의 연평도는 순식간에 불붙는 섬이 되어야만 했다. 어디 그 뿐인가. 천안함이 침몰되던 3월 26일 밤 21시 22분에도 46명에 달하는 우리 젊은이들의 목숨이 어둠의 차디찬 바다에 묻힐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1차 연평해전은 오전 8시 45분, 2차 연평해전은 10시 25분, 아니 우리의 서해를 넘어 하늘과 땅에서, 그리고 대한민국 이름이 있는 곳이라면 해외에서까지 북한 정권은 저들만이 아는 시간의 비밀로 우리의 분과 초를 집요하게 멈추려 했다.
그렇게 끊임없이 이어진 북한의 무력도발일지를 다 합치면 아마도 우리의 24시간으로 꽉 채워질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의 그 수많은 범죄에 대한 기억커녕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주적이 누군지조차 모르는 우리의 아이들이다. 부정할 수 없는 증거물 앞에서까지 노골적으로 북한 편을 드는 사람들의 목청이 더 크게 들리는 곳이다.
사죄를 요구해서도 안 된다며 보다 통 큰 대화를 제기하는 의원들이 의기양양한 국회이다. 심지어 우리의 영토에 포탄이 떨어진지 불과 2년 밖에 안 됐는데도 어느 대선 후보도 연평도를 언급하지 않는 이상한 평화의 나라이다. 그것도 북한이 남한의 대선을 흔들어 보려고 “연평도처럼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전쟁협박 망언을 늘어놓는 이 시점에 말이다.
나는 탈북자이다. 평화의 인내를 평화의 굴욕으로 착각할 줄 아는 북한 정권의 미친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묻고 싶다. 남한은 도대체 평화에 대해 얼마만큼 자신하는가? 과연 남한 국민들은 평화의 믿음을 어느 정도 확신하는가? 지금까지의 분쟁 시간표로 봐선 북한만 알고 남한은 몰랐던 일방적 비극의 시간들이었는데도 말이다. 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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