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포커스-지난 2월, 항공 전문 자문회사인 영국의 '스카이트랙스'는 자사 홈페이지(www.airlinequality.com)을 통해 고려항공에 대해 "고객이 만족할만한 검증된 수준의 항공사가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당시에 이루어졌던 평가는 지금까지도 변화없이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전 세계 항공기를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하는 스카이트랙스는 신뢰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 항공 평가 사이트다.
▲ 남북한 대표항공의 평가 차이, 자료출처 : http://www.airlinequality.com/Airlines/JS.htm
스카이트랙스는 고려항공에 대해 추가적으로 "기내에서 제공된 엔터테이먼트와 음식 서비스가 끔찍했다", "무미건조하고 맛없는 음식이 제공됐다"며 이용자들의 혹평을 인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지난 해에도 "유일하게 별(★) 1개 등급을 받을만큼 형편없는 항공사"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한편, 일본에서 운영되는 블로그인 '로켓뉴스24'의 영문사이트에서도 전세계 기내 음식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고정 기고문을 통해 고려항공의 기내 음식이 형편없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 북한 고려항공 기내식의 새로운 비밀
▲ 북한 고려항공의 기내식
위의 사진은 북한 고려항공에서 제공하는 기내식 사진의 일부이다. 평가를 위주로 하는 사이트뿐만 아니라 북한 기내식을 경험한 일반적인 사람들조차도 고려항공 기내식의 맛과 모양이 '수준이하'라고 지적한다. 여기에 고려항공의 새로운 비밀이 있다. 평양으로 출발하는 베이징발 기내식에 대해서는 별다른 불만이 없단 점이다.
비행기의 출발지가 어느 곳인가에 따라 음식을 준비하는 방법이나 재료가 달라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가령 한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의 기내식에서는 비빔밥이 나오지만, 그 반대는 베이컨이 준비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북한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다.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출발하는 비행기와 반대의 경우는 기내식이 다르다. 사실 스카이트랙스가 평가하는 노선은 평양발이다. 위의 '북한 고려항공의 기내식' 음식사진은 비교적 준비가 잘돼있는 베이징발 음식이다.
▲ 출발지에 따른 음식의 변화
위의 사진을 보면 베이징발과 평양발의 음식이 확연하게 차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평양발의 경우 스카이트랙스나 일본의 블로거들이 혹독하게 평가할만하다.
이에 대해 한 대북 전문가는 노선은 같아도 출발지에 따라 확연하게 다른 기내식을 보게 되는 것은 고려항공 베이징발에서는 현지 업체에서 기내식을 공급해주지만, 평양발은 북한에서 자체 공급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대개 같은 노선은 단가를 맞춰 기내식을 제공하는 것이 보통 관례인데 고려항공의 경우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 정권의 실패가 기내식에도 고스란히 녹아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 사이를 오가며 북한에서 대외적인 홍보수단 중 일부로 사용하고 있는 고려항공 기내식 공급 수준이 이 정도다. 해외 평가 사이트에서도 북한의 기내식을 형편없다며 비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평양발에 국한된 이야기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지난 7월, 평양항공역을 방문한 김정은이 "기내식의 질을 높이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지시와 현실의 괴리감은 너무도 컸다. 현재까지도 고려항공은 아무런 개선을 이루지 못한 채 예전 그대로의 기내식을 고수하고 있다.
김정은의 지시마저도 현실에 묻혀버리고 마는 북한 정권은 이제 정치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