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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400억 탈북기업인 한성무역
  • 양길영
  • 등록 2012-10-08 1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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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대문 말단직원에서 지금은 직원 50명을 거느린 대표

시련을 즐기는 법을 알고 있는 한성무역 대표 한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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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집무실에 앉아있는 한필주 대표, 그 뒤에 고향 회령의 그림이 걸려있다>


뉴포커스- 그는 북한의 탄광에서 군 복무를 했다. 한국에 와선 청계천에서 말단 직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성공하기 위해 한국 물건 품질 하나 믿고 무작정 중국으로 건너갔다. 지금은 동북 3성 독점권을 가진 400억 매출의 무역회사를 운영한다. 그가 바로 한성무역과 (주)리빙홈 대표 한필수사장이다.


창업 7년 만에 1500만 원에서 320억의 매출

올해는 600억 매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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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문에서 바라본 한성 무역 회사 전경 >


오늘 소개할 탈북 성공인 한필수 사장은  아르바이트 생활을 딛고 일어선 탈북자 출신 CEO이다. 그는 북한에서 10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탄광에서 일했던 노동자 출신이다. 그의 기적은 단순히 개인의 정착성공에만 있지 않다. 탈북자 50명을 채용한 기업의 CEO로서 한국사회에 탈북자 취업과 관련한 중대한 방법론을 제시해주고 있다.  


- 한국에 정착한 지 얼마나 됐나?


2002년 3월 1일 한국에 도착했다. 북한에 있을 때 누구나 그렇듯이 군대를 다녀왔고, 탄광에서 일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이다.


그의 책상 뒤편에는 고향 회령의 모습이 담긴 큰 그림이 걸려있었다. 그가 얼마나 고향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 탈북자가 어떻게 해서 이런 성공을 거두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왜 하필이면 까다로운 무역업을 택했나?


처음 한국에 와서 동대문시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런데 앞날이 안보였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한국인들보다 나은 점이 과연 무엇일까? 하나밖에 없었다. 북한을 탈출해서 중국에서의 방황 과정에 알았던 중국인들의 습성과 문화, 그들의 생활습관이었다. 그리고 비록 어깨너머로 배운 중국말이지만 웬만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그래서 무작정 중국으로 건너간 것이 계기가 됐다.


- 좀 더 자세한 성공담을 듣고 싶다.


한국 입국 후 하나원을 거쳐 청계천에서 몇 개월간 직원으로 일했다. 그 후 아는 사람의 소개로 8 개월 동안 물류창고 관리를 했는데, 일을 시키기만 하지 교육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나와 처가 번갈아 가며 열심히 일했지만 합쳐서 월급 100만 원이 겨우 넘을 정도로 받았다. 희망도 비전도 없었다.


그래서 행주, 수세미 등 잡화로 직접 중국 무역을 시작하기로 했다. 한국 상품의 품질과 가격이라면 충분히 중국에서 잘 팔릴 것으로 확신했다. 당시에는 단수여권이라 과정이 복잡했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말이 무역이지 자전거 뒤에 손수레를 달아 네 박스씩 실어 운반했다. 잡화로 시작했지만, 샴푸, 세제 등을 공급하면 이윤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출이 오르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처음엔 삼푸를 갖고 중국으로 갔다. 그런데 한국 상품을 전혀 모르고 있는게 큰 문제였다. 그래서 고민끝에 여자들이 많은 공장에 들어가기로 했다. 내 생각이 맞는지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중국의 여공들에게 한국 샴푸를 무료로 배포하면서 “돈을 받지 않을 테니 써보고 괜찮으면 구매하라”고 제안했는데 결국 여공들의 입소문을 통해 연길 시내에 한국 삼푸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됐다. 역시 품질에 대한 나의 믿음이 적중한 것이다.


지금은 동북 3성 판매권을 획득할 정도로 성장했는데 이것은 한국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강고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업이 커지면서 초기 자본금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질적인 사업을 할 수 있는 자금이 없으면 사업을 할 수 없다. 특히 탈북자에겐 은행대출이 어려워 사업 초창기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정착금과 지인들로부터 돈을 꾸어 1200만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었다. 그것으로 삼푸를 사서 중국으로 갔던 것이다. 지금도 은행 절반가량은 탈북 기업인이라고 하면 대출을 해 주지 않으려고 한다. 사업의 가능성을 따져서 탈북자 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포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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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직원들 교육장 및 강의실>


- 교육장이나 식당을 보니 복리후생이 좋은 편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나?


북한에서 왔을 때 배운 것이 있는가? 아니면 가지고 온 것이 있는가? 자기개발이나 노력을 해야 하는데 저소득층 지원으로 생계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탈북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안좋은 것은 차별의식도 문제지만 탈북자들 스스로도 돌아봐야 할 문제라고 본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 회사에서만큼은 탈북자들에게 그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현재 우리 직원들 중 상당수가 탈북 후 중국에서 생활한 탓에 중국어를 할 줄 안다. 그러나 일상용어가 아닌 비지니스용어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체계적인 교육을 해야 하겠다고 결심했다. 중국어가 아니더라도 모든 직원은 개인능력향상을 위한 강의를 해준다. 이를 위해 대학 교수들이나 사업가들을 초청하여 월 3회 씩 강의를 해준다. 당장 구체적 성과가 아닌 직원 개개인의 장점을 교육하고 보강하는 역할인 것이다. 개인의 노력과 성장이 없으면 경쟁사회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오니 탈북자들 얼굴이 굉장히 밝다. 회사의 긍지감도 큰 것 같다. 성공적인 탈북자고용의 비결이 무엇인가? 

 

심적 안정이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안정적인 정규직을 준다고 해도 정착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탈북자들 누구나 가슴 속에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움도 상처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심적 안정부터

만들어주지 못하면 그 나머지도 해결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는 처음부터 탈북자들의 심적 안정을

위한 후생복지 시스템부터 신경을 썼다.  

 

이를 위해 우선 출퇴근을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적용했다. 노원구 셔틀버스를 준비했고, 자가운전자에게는 유류비를 지급했다. 그리고 거리가 너무 먼 직원들에게는 기숙사를 제공했다. 고향음식이 주 메뉴인 구내식당도 그래서 만들게 된 것이다.

 

또한 탈북자를 고용하면 탈북자지원정책에 의해 정부가 사업주에게 지급되는 정착금이 있는데 우리회사는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추가 지급한다. 직원이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추면 가정에서도 존경받을 수 있고, 가정에서 긍지감을 가지면 회사에서 더 열심히 근무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나눔을 통한 안정은 개인에게나 기업에나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거듭 말하지만 탈북자들의 취업지원에서 우선조건은 심적 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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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 여성 두명의 요리사들이 직원들에게 매일 다른 고향음식을 만들어주고 있다)

- 한성무역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성공하지 않았다. 성장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초기자본금 1,500만 원에서 연 매출 400억까지의 변화과정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한마디로 나눔이었다. 심적 안정이 되면 스스로 배우려는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므로, 직원들에게 경제적인 안정을 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새 직원이 들어오면 최소 3년에서 6 년 정도 교육투자를 해서 정착인재가 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처음 그렇게 들어왔던 사람들이 지금은 각 팀장으로서 각자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데, 이것이 한성무역을 여기까지 오게 한 원동력인 것 같다.


- 한필수의 성공 키워드는 무엇인가?


북한에서의 행동 양식과 사고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사회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진것이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북한에서의 행태를 버리지 못해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 모든 것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하며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사업 초기 자본 매입경로의 어려움 때문에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끊임없이 노력했다.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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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새로 증축된 본사 2층의 사무실>
(한성 무역 내 각 교육실 내부 사진)


-탈북자취업지원에서 심적 안정이 우선조건이라는 말이 참 와닿는다. 그런데 탈북자 실정에 맞는 효과적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형식적 지원, 원초적 지원이 탈북자지원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뉴포커스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을 비판했다. 재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마디로 정의 내리자면 현실적이지 못하다. 현장에서 교육시키는 것이 현실적인데, 현장과 교육의 결부가 부족하다. 북한이탈주민의 특성상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끊임없는 교육이 필요하다. 탈북자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여념없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하나를 알려주고 둘을 깨우치길 원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그 많은 돈을 갖고도 올바르게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재단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 북한이탈주민을 올바로 이끌고 알려주기 위해서는 교육과 현장의 결부가 필요하다.


- 북한이탈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북한에서 넘어온 우리가 가족이 있냐, 돈이 있냐, 아무것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여 원하는 목표를 이루어 내는 것이다. 대부분이 북한의 가족에게 돈을 보내줄 것이다. 그래서 탈북자들이 돈을 잘 벌어야 북한 형제들의 삶의 질도 높아진다. 그것을 위해서라도 노력하고 또 노력하라. 끊임없이 노력하라. 그대들은 통일의 밑거름이다.


인터뷰를 마치자 한 대표는 우리에게 직원 식당을 소개하며 자신 있게 이곳에서의 식사를 권했다. 주 메뉴는 탈북자들을 위한 고향음식이었다.  깔끔한 시설을 갖춘 식당에서 정갈한 음식을 먹고 나니 조만간 한성무역 식당의 크기가 더 커질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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