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포커스-탈북자들이 전해주는 이야기 중에는 간혹 한국에서는 상상하지 못하는 삶의 이야기가 있다. 홀로 탈북한 이 모씨가 전해주는 사연 또한 그러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금강산 부근의 전방에서 군복무를 했는데 아버지의 발가락이 거의 다 붙어있다 시피 했다는 것이다.
국경 근처의 복무 특성상 항상 긴장 속에 대기를 해야 했기에 잠을 잘 때 조차 옷은 벗어도 군화는 벗지 못했다는 것인데 그 기간이 무려 몇 년 동안 계속됐다고 했다. 아버지가 유일하게 군화를 벗을 수 있었던 때는 바로 휴가 나왔을 때 잠시뿐 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녀의 아버지 발가락은 틈새가 없이 한 덩어리처럼 되버렸다는 것이다. 이 모씨는 한국에 온 후 ‘발가락 양말’을 볼 때 마다 아버지 생각이 난다고 했다. 적어도 아버지가 “발가락 양말”을 신었다면 조금 나아지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북한남자들이 무척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직장에 출근하여 일하는 잠간 동안이라도 발이 불편하여 슬리퍼로 갈아 신는다. 그런데 북한정권은 한국의 침략을 대비한다는 명목을 내세우며 24시간 내내 신발을 벗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군인이 군화를 벗는다는 것은 발의 편안함 보다 마음의 휴식을 가져옴을 뜻하는데 이 작은 휴식마저 빼앗고 있는 것이다.
물자가 부족한 북한에는 발바닥이 없는 양말이 있다고 한다. 추운날씨에 발등만이라도 덮을요량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양말이 부족해서 형제들이 번갈아 가며 신기도 하며 짝이 맞지 않는 양말 또한 부지기수 라고 하니 올해 겨울은 또 어찌 보낼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