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포커스-북한에서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여성은 흔치 않다.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여성들은 고위 간부층 집안이거나 북한 내에서 나름의 파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많다. 때문에 북한의 특권층이 거주하는 평양에서는 핸드백을 든 여성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핸드백을 멘 평양 여성들)
특권층 외의 일반 주민들은 핸드백보다도 작은 가방을 많이 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핸드백은 비싸서 사기 힘들뿐더러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핸드백은 사치인 것이다.
체제가 다른 남북의 차이만큼 남북의 가방 속 내용물도 조금씩은 차이가 있다. 한국 여성은 거울이나 빗, 화장품 등을 꼭 소지하는 반면 북한 여성 가방속에는 '도시락'이 있다.
은평구에 거주하는 한 탈북자는 "가방 속에 화장품은 없을지라도 밥곽(도시락)은 꼭 있다"면서 "배급을 위해 출근하고, 출근을 위해 배급쌀로 밥곽을 만든다"고 북한의 현실을 전했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한 탈북자는 "먹고 사느라 학교에 잘 나가지 못했다"면서 "밥곽을 준비한 날에는 꼭 학교에 갔다"고 전했는데, "밥곽이 있는 날이 있고 없는 날이 있을 만큼 현실이 열악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도시락은 집에서 싸는 '밥곽'과 기차 등에서 사먹는 '곽밥'으로 구분된다. 북한 주민들은 '밥곽'이 없이 등교하거나 출근하는 일도 있었는데 특히 북한 전역으로 먹을 것이 전혀 없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 심해졌다고 알려진다.
배급을 위해 출근하고 받은 배급쌀로 출근길 밥곽을 만드는 북한 여성들, 그들의 가방에는 밥곽이 있다. 최근에는 고난의 행군 시기보다 형편이 나아져 밥곽은 챙길 정도라고 알려졌다.
밥곽에 꾹꾹 눌러 담겨진 쌀처럼 꾹꾹 눌러져버린 꿈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그들의 가방에도 생존을 위한 물건이 아닌 더 나은 삶을 위한 물건이 담겨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