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는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해진 인물 중 한 명으로 기록될 듯하다.
리설주가 북한 매체에 의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으로 공식 확인된 것은 지난 7월25일 밤.

그로부터 한 달이 조금 더 지난 이달 1일 검색엔진 구글에서 리설주 영문이름(Ri sol ju)으로 관련 글을 찾아본 결과, 총 3천370만 건의 웹페이지가 검색됐다. 김 제1위원장(Kim Jong Un. 4천570만건)보다 불과 1천200만 건 정도 적을 뿐이다.
리설주가 이처럼 `유명세'를 탄 것은 그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의 독재자 부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스무 살을 갓 넘긴 매력적인 젊은 여성이라는 점도 세계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2일 북한 매체에 따르면 리설주가 등장한 시점부터 김 제1위원장은 총 23회의 공개활동을 했다. 여기에는 각종 현지지도와 군부대 방문 등이 포함된다. 리설주는 이중 15번(65%)을 김 제1위원장과 동행했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는 김 제1위원장의 공식행사에 리설주가 등장할 확률이 그렇지 않을 확률보다 높다는 계산이 나온다. 군부대 시찰을 제외하면 리설주의 동행 확률은 80%로 높아진다.
더욱 주목되는 점은 리설주가 퍼스트레이디 행보로는 특이하게 김 제1위원장의 군부대 시찰까지 쫓아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남한과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지역도 포함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7일 김 제1위원장의 제552군부대 관하 구분대 시찰소식을 전하면서 리설주의 동행사실을 전했다.
같은 달 24일 보도에서는 김 제1위원장의 제4302군부대 산하 `감나무중대' 시찰에 따라간 사실도 확인됐다. 여성해안포중대로 알려진 이곳은 최전방 지역에 있다.
리설주는 남편의 전방부대 시찰 도중 진행된 선군혁명 영도 개시 52주년 `8·25 경축연회'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군 통수권자가 최전방지역을 찾으면서 아내를 데리고 가는 것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좀체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리설주의 이런 왕성한 공개활동에 대해 그녀가 북한의 권력지형도에서 매우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북한 `퍼스트레이디'의 군부대 시찰은 전례가 있다. 2004년 사망한 김 제1위원장의 모친 고영희의 경우다.
최근 공개된 고영희 기록영화를 보면 그녀 역시 군부대를 시찰한 적이 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90년대 말부터 고영희를 `평양어머니'라고 부르며 우상화하기도 했다.
다만, 당시 그녀의 정치적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북한이 그녀의 존재를 공개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반면 리설주는 경제분야, 군부대를 가리지 않고 남편을 따라 왕성한 공개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녀가 일반적인 `퍼스트레이디' 역할에만 머물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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