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산원에 설립 중인 유방암연구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 마지막까지 공을 들였던 장소이기도 하다. 2004년 유방암으로 사망한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에 대한 마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 건설 현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7일 조선소년단 경축행사 이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정은은 오랜 만에 나선 행보에서 부친이 그토록 애정을 가졌던 곳을 찾았다.
평양산원은 1980년 지어진 북한 최고의 여성 병원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올해 2월 착공한 유선종양연구소는 건축면적 1974㎡, 연 건축면적 8500여㎡의 규모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X선 촬영실과 항암치료실, 물리치료실, 수술실과 수십 개의 입원실들이 마련된다.
김정은은 현장 곳곳을 상세하게 둘러보며 "어버이 장군(김정일)이 직접 제작을 의뢰하고 특별히 관심을 가졌다"며 "연구소에는 아까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여성들이 정기 검진을 받게 해서 유방암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당의 예방의학정책"이라고도 강조했다.
유방암은 북한 여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의 2008년 자료에 따르면, 당시 북한에 새로 발생한 암 환자는 3만7000명으로, 남성이 1만4000여명이고 여성이 2만2000여명이었다. 남성은 폐암 환자가 4000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여성은 유방암 환자가 가장 많았다.
통계적으로 따지면 북한이 당 차원으로 나서 유방암 연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에 아직 폐암 전문 연구소가 없다는 점을 볼 때 이번 유방암 연구소 건설은 이례적이다.
고영희는 유방암 발병 후 파리에서 치료를 받다 2004년 사망했다. 김정일은 파리에서 날아온 투병 편지를 접하고 눈물을 흘리는 등 고영희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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