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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대선예측조사, 그리고 포커페이스
  • 박경헌
  • 등록 2007-12-27 1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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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9일 오후 4시 30분. 2장의 카드가 손에 있었다. 48.7% 그리고 52.8%. 리얼미터가 당일 전화면접 조사를 통해 두가지 방식으로 도출한 이명박 후보의 득표 예측치가 4%p 가량의 차이를 나타냈다. 52.8%는 기존 방식으로, 48.7%는 리얼미터가 새로운 방식으로 도출한 추정치였다. CBS의 6시 개표방송을 위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그 시간, KBS & MBC, 그리고 SBS의 출구조사 소식이 들려왔다. 이명박 후보가 모두 과반을 넘었다는 소식이었다. 전날 지지도 조사에서 46.0%로 예측되었기에 48.7%가 안정적인 카드였으나, 그 카드가 처음 시도된 방식으로 도출된 결과였던 데다, 지금까지 틀린 적이 없는 각 방송국의 대선 출구조사 결과가 과반을 넘었다고 하니 난감했다. 오후 5시가 됐다. 6시 발표를 위해 조사결과를 CBS에 넘겨야했기에 고민할 시간도 많지 않았다. 결국 다수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하고 CBS와의 협의 끝에 48.7% 카드는 버려지고 52.8% 카드가 선택됐다. 그리고 예닐곱 시간이 지난 후. 개표결과가 나왔다. 이명박 후보의 득표율 48.7%. 정확히 48.7%였다. ‘낙장불입(落張不入)’의 순간이었다. 말 그대로 ‘낙장불입’이었다. 도박 ''전문용어''지만, 그 순간을 적절히 표현할 단어로 ''낙장불입''보다 적절한 단어는 떠오르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여론조사는 도박과 비슷한 면이 있다. 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 예측이 몇 시간 만에 판가름됨으로 도박과 비슷하고 조사기관과 유권자의 관계도, 패를 읽고, 읽히는 사이라는 점에서 도박과 유사하다. 다수의 유권자들은 쉽게 자기의 마음을 보여주지만, 또다른 다수의 유권자들은 포커페이스(Poker Face)를 유지한 채 마음을 ''당췌'' 보여주지 않는다. 이번 대선에서는 특히 이회창 후보의 지지자들 중 포커페이스가 많았다. 그래서 방송사들의 예측조사에서 이회창 후보는 실제 득표율보다 낮게 나오고 이명박 후보는 다소 높게 나왔다. 포커페이스가 많은 경우, 제 아무리 표집이 정교하게 잘된 여론조사라도 예측이 틀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에는 BBK 동영상 파문으로 여론의 흐름이 선거 막바지에 상당히 ''출렁''거렸고, 그것도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중에 터졌기 때문에 수면 아래 잠겨 있는 표심을 정확히 잡아내기가 무척 어려웠던 것이다.여론조사 기관이 정확한 예측을 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포커페이스들의 표심을 얼마나 정확히 읽어내느냐가 관건인데, 한국리서치를 제외한 여타의 여론조사 기관들은 이번에 정확히 읽어내는데 실패했다. 비록 대부분 이명박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의 득표율은 비교적 정확히 맞췄지만, 이명박 후보가 대부분 과반 득표를 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 표집오차를 넘어서는 오차였고 그래서 비표집오차가 무엇 때문이었는지 각 여론조사들은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리얼미터 역시 향후 기존 방식의 조사보다는 새로운 방식의 조사가 왜 정확했는지 고찰하고, 다음 선거의 정확한 예측을 위해 준비 중이다.소개할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선거당일 ARS 조사도 같은 시간에 실시했는데, 마찬가지로 두 가지 방식으로 도출한 추정치가 49.5%와 51.4%였다. 위에서 소개한 전화면접 조사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리얼미터는 학계에서의 검증을 위해, 일부러 지난 10월말부터 선거당일까지 전화면접 조사와 ARS 조사를 동시에 실시했고, 2008년 1월쯤 학계 교수들과 함께 검증결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에 한국리서치가 시도한 전화면접 조사와 휴대폰 조사의 병행방식, 즉 전화면접 조사를 통해 성, 연령, 지역 등이 파악된 유권자들에게 추후 휴대폰으로 조사를 한 방식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동통신사가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하지 않아서 공식 전화번호 명부가 없지만, 리얼미터는 지난 3년간 매주 여론조사를 하면서 휴대전화 번호를 물어왔었고 휴대전화 번호가 파악된 유권자들이 수십만명 가량 누적되어 있기 때문에, 2008년부터는 전화면접, 휴대폰, ARS 조사 3가지 방식을 병행할 계획이다. 총선이 이제 100일 좀 더 남았다. 선거구가 250개 가까이 되기 때문에 예측이 훨신 어렵고, 특히 이번 선거는 다당구도로 치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당별 의석수를 예측하기가 더더욱 힘겨울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때는 제대로된 카드를 내밀기 위해 남은 100여일 동안 포커페이스들의 표정을 제대로 읽어봐야겠다.리얼미터 이택수 대표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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