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우체국 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하다가 1000만 원이 넘게 들어 있는 지갑을 주워 주인에게 무사히 돌려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줘 주위를 훈훈케 하고 있다.

주인공은 부산 동래우체국에 근무하는 안호상(49) 집배원.

3일 부산우정청에 따르면 안 집배원은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다가 도로변에 주차돼 있는 차량 옆에서 지갑과 통장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안씨는 지갑을 열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지갑 안에는 1000만 원어치 유가증권과 5만 원권 28장, 10만 원짜리 수표 1장 등 모두 1150만 원이 들어 있었던 것. 또 신용카드도 3~4장이 꽂혀 있었다.

안 집배원은 곧장 인근 지구대를 찾아 신고했고, 지갑은 무사히 주인의 손에 들어갔다.

지갑에 들어있던 돈은 작은 사업을 하는 A씨가 사업상 결제 받은 돈. 사무실로 가다 실수로 지갑을 흘린 것이었다.

A씨는 "돈을 잃어버린 것을 알고 망연자실했는데, 집배원이 지갑을 발견해 신고했다고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 찾게 됐다"면서 "나 같으면 그렇게 못했을텐데 집배원 아저씨는 욕심없이 당연한 듯 경찰서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지갑을 되찾은 A씨는 사례를 하려고 했지만 안씨는 이를 거절했고, 이에 A씨는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 '칭찬합니다'에 안 집배원의 선행에 대해 글을 올리면서 사연이 알려졌다.

A씨는 게시판 글을 통해 "너무 고마워 사례를 하려고 했는데, 안 집배원은 아무런 보상도 필요없다고 극구 마다하면서 오히려 부끄러워했다"면서 "너무 감사해 이 글을 올려 아저씨를 자랑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 "궂은 날씨에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집배원 아저씨가 이 시대의 캡틴"이라고 강조했다.

안 집배원은 올해로 20년째 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평소에도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는 등 희생정신이 남달라 칭찬이 자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