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학교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학생 16만7395명이 피해 장소로 가장 많이 밝힌 곳은 골목길도, 유흥가도 아닌 학교 교실 안이었다.
이번 우편 설문조사에서 응답지를 작성해 교과부로 제출한 학생은 136만6799명이었다. 이들 중 "학교 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힌 16만7395명의 답변 내용을 본지가 23일 분석한 결과, 전체 학생 폭력의 절반 정도(46.90%)가 '학교 안'에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폭력을 당한 구체적인 교내 장소는 ①교실(25.3%) ②화장실과 복도(9.1%) ③운동장(5.1%) ④음악실·미술실·창고·강당 등(7.3%)의 순이었다. 교사와 학생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교실이 학교폭력의 온상이었던 셈이다.
학교 밖에선 등하굣길(5.7%), 학원과 학원 주변(3.2%), PC방과 노래방(2.9%), 공터와 빈 건물(3.0%) 등에서 폭력을 당했다. 음란물과 욕설이 오가는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서 폭력을 경험했다는 학생도 7.7%였다.
학생들이 밝힌 폭력 장소는 교실에서 시작돼 화장실, 운동장, 학교 밖으로 옮겨가면서 폭력의 강도가 세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장 많은 학생이 자기가 당한 폭력 장소로 교실을 꼽은 이유에 대해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신미현 사무국장은 "폭력의 강도(强度)는 세지 않아도 나중에 벌어지는 모든 일의 시초가 교실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교실을 가장 많이 적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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