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노벨평화상 동시수상자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 접견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제8회 서울평화상 수상차 방한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경제학 박사)를 접견하고 “우리나라에서 마이크로크레디트(무담보소액대출) 제도 활성화를 위해 휴면예금 활용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유누스 박사를 만나 “앞으로도 마이크로크레디트 분야에 대한 각계의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마이크로크레디트 제도를 창시하고 활성화시킨 유누스 총재의 그간의 노력을 치하하고 서울평화상과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했다. 노 대통령은 유누스 박사와의 환담을 통해 그라민 은행에서의 높은 상환율, 마이크로크레디트 제도 활성화를 위한 정부 역할 등에 대해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마이크로크레디트 제도는 대해 창의적인 혁명이라 할 수 있으며, 경제 원리를 뛰어넘어 사람에 대한 신뢰를 공유하게 하는 발상의 전환”이라면서 “마이크로크레디트 제도가 잘 되려면 정부도 재원조성에 기여하고 그 운영은 사회적 기업 등 민간단체에서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누스 박사는 이에 대해 “벤처 캐피탈이나 펀드를 조성하고 휴면예금 반환 요구시 돌려주고 그렇지 않은 재원은 적극 활용하면 될 것”이라며, “마이크로크레디트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논의하는 이 자리가 너무 기쁘고 앞으로 경험을 공유하고 방안을 모색하는데 적극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유누스 박사 접견행사에는 이종수 사회연대은행 상임이사와 정명기 ‘신나는조합’ 이사장, 김현미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배석했다. 한편 서울평화상 수상차 방한 중인 유누스 그라민 은행 총재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노벨평화상과 서울평화상의 기인한 인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평화상 수상자가 노벨평화상을 받는 게 이번이 벌써 세 번째이기 때문이다. 유누스 박사에 앞서 1996년 서울평화상을 받은 ‘국경없는 의사회(MSF)’가 3년 뒤인 1999년, 1998년 서울평화상 수상자인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2001년 각각 노벨평화상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인지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서울평화상문화재단에는 방글라데시 다카에 살고 있는 유누스 박사의 연락처를 묻는 해외 언론사들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유누스 박사가 바로 한 달 전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데다 시상식에 참가하기 위해 18일 서울에 올 예정이어서 해외 언론사들이 서울평화상문화재단에 그의 연락처를 물어 온 것이다. 손우현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사무총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울평화상은 아시아에서 유일한 국제평화상이다. 유누스 박사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다시 한번 서울평화상의 권위를 세우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손 사무총장은 “한국의 각계 최고 권위자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국적, 인종, 종교를 초월한 엄정한 심사를 한 덕택”이라고 말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고 인류화합과 세계평화 정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제정된 서울평화상은 1990년 제1회 수상자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선정하는 등 2년마다 수상자를 발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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