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계 카드 1위 자리를 다투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간의 갈등이 법적 소송 직전까지 치닫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수수료 인하 조치 등으로 1분기 순익이 최대 50%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양사의 카드상품을 놓고 붙은 표절시비가 법정 분쟁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분쟁의 발단은 최근 삼성카드가 출시한 '삼성카드 4'가 '어디서나 무조건 알아서 0.7% 할인'을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카드는 전월실적이나 한도 등의 조건 없이 0.7%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는 현대카드가 지난해 11월 선보인 '제로카드'와 거의 유사하다. 현대카드에서 표절을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26일 “삼성카드에 그동안 현대카드의 특화된 상품 내용을 표절한 것에 대해 즉각 시정할 것과 향후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 우편을 오늘 발송한다”며 “이런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관계자는 "삼성카드에게 재발방지책을 포함한 시정조치를 정식 요구했으며 일주일 안으로 회신을 달라고 했다"며 "응답이 없거나 거부할 경우, 내부 검토를 통해 특허 소송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1월 업계최초로 조건없이 0.7%를 할인해 주는 `제로`를 출시해 큰 인기를 얻자 삼성카드가 이를 표절해 무조건 0.7% 할인 혜택과 2~3개월 무이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카드4`를 내놓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삼성카드 내부에서는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0~50% 줄어든 400~5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드사별 순익 전망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이다. 여기에다 삼성물산이 `구럼비 해안` 바위 폭파 작업에 나섰다는 이유로 내달부터 자영업자들의 삼성카드 결제 거부 운동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여 내홍이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카드는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영향 뿐 아니라 카드 취급구액 중 세금·법인기업·국세·지방세 등 무수익자산만 늘어나면서 경쟁력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연초부터 여러가지 악재에 휘말리면서 내부 분위기는 상당히 다운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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