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수구별 힘든 1년 생, 전남 신안 지역에서 포획
천연기념물 제243호로 지정된 세계적 희귀조 참수리(매目·수리科)가 전남 신안 지역에서 포획됐다. 한국 조류보호협회 목포지회는 신안군 비금면 낙원농장에서 포획된 참수리를 지난 6일 인계 받아 공개했다.
이 참수리는 암수 구별이 힘든 1년 생으로 부리 50㎜, 날개 600㎜, 꼬리 300㎜크기다.
동서조류연구소 이정우 박사는“참수리는 부산. 인천 등지에서 간혹 1-2개체가 발견됐으나 신안은 물론 전남지역에서는 한 번도 눈에 띄지 않은 세계적인 희귀조”라고 말했다. 신안군 비금면 용소리 낙원농장에서 오리와 닭을 훔쳐가던 참수리는 구랍 20일 주인 김승백(49)씨에게 붙잡혀 보름간 농장에서 보호받다 이날 배편으로 목포에 도착했다.
김씨는“사육중인 오리와 닭, 거위가 자꾸 없어져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데 이 참수리가 나타나 오리를 낚아챘으나 오리 무게 때문인지 주변 물에서 허우적거려 10여분간 추적한 끝에 포획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참수리를 잡았을 때는 애써 기른 가축들을 매번 물어가 바로 죽이고 싶었지만 용맹스러운 모습을 보니 차마 죽일 수 없었다”면서“이틀에 생 닭 1마리씩 주며 집에서 길렀는데 식욕이 왕성해 감당할 수 없고 그냥 날려보내자니 가축에 피해가 클 것 같아 조류보호협회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천연기념물인 희귀조인 줄은 전혀 몰랐다는 김씨는“어떻든 이 참수리가 다시는 농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조류보호협회 회원들에게 당부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목포지회는 이 참수리를 조만간 인천이나 경기도로 보낼 예정이다.
공경보 기자 kongkb@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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