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삼성경제연구소 ‘소비부진 진단과 대책’
  • sweet02
  • 등록 2012-03-14 12:54:00

기사수정
  • 예상보다 심각한 소비부진
소비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민간소비는 외환위기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둔화되어왔지만 2008년 경제위기 이후에 그 정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최근 3년간의 민간소비증가율은 연평균 2.1%로 추세증가율(2.8%)을 하회하고 있다. 특히 2011년 4/4분기의 민간소비는 전 분기보다 0.4% 감소하며 11분기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OECD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16개 국가 중 4번째로 낮은 수준이며, 경제성장률(전기 대비)이 플러스를 기록한 국가 중에서는 한국만 유일하게 민간소비가 감소했다.

물가불안과 이자부담이 소비부진을 주도

최근 소비부진의 주요인을 살펴본 결과, 물가 상승과 이자비용 증가가 2011년 1/4∼3/4분기 실질민간소비를 6.4조원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되었다. 먼저 물가 상승은 소비심리 위축과 실질구매력 저하 등으로 연결되며 실질민간소비를 4.8조원 감소시킨 것으로 추정되었다. 또한 가계부채 급증과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도 실질민간소비를 1.6조원 위축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고용의 양적 확대에 비해 질적 개선이 상대적으로 미흡하여 소득 개선이 둔화된 데다가, 유럽 재정위기 확산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자산효과가 축소된 점도 소비부진에 영향을 주었다.

향후에도 민간소비의 빠른 회복은 어려울 듯

문제는 소비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우선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진 데다가 가계부채 부실화 우려와 축소조정압력 확대 등으로 소비여력이 약화되면서, 가계부채가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소비부진의 주요인인 물가불안은 점진적으로 해소되겠지만 2000년대 중반과 같은 저물가 시대가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집세, 교육 등 한국 물가의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있고, 신흥국 부상으로 원자재 수요가 확대되어 해외발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질 위험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가의 절대 수준이 이미 높아진 상황이어서 물가상승세가 둔화되어도 구매력이 크게 제고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소비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소득이 늘어야 하겠지만,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생산가능인구가 고령화되고 있어서 큰 폭의 소득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부진은 성장잠재력과 경제 안정성을 훼손

내수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소비 부진은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킨다. 실제로 민간소비의 잠재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1971∼1990년간 연평균 5.0%p에 달했으나, 2009∼2011년간은 1.5%p에 그쳤다. 앞으로가 문제인데, 최근의 소비부진이 일시적으로 끝나서 민간소비가 장기 추세로 바로 복귀할 경우 2020년의 잠재성장률은 0.2%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구조변화로 지금의 민간소비부진이 지속될 경우 2020년의 잠재성장률은 0.6%p까지 더 떨어지게 된다. 이와 같이 소비부진이 장기화된다면 성장동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내수의 경기안전판 기능이 부실해지면서 경제 전반의 안정성이 흔들리고, 한국경제의 고질적 문제점인 내수와 수출 간의 불균형은 더욱 커지게 된다.

소비여력 확충을 위한 맞춤형 대책 강구

소비회복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먼저 최근 소비부진의 주요인인 물가와 가계부채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물가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미 발표된 미시적 가격안정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는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집세, 교육비 등 한국 물가불안의 구조적 요인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단기적으로 소비 위축은 불가피하겠지만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하고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높여서 부채가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점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일자리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고령화 진전에 따른 생산성 저하에 대비하여 평생직업교육 등을 시행함으로써 소득기반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삼성경제연구소 이은미 수석연구원 외]

*위 자료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배우 조진웅, 소년범 출신 의혹에 “사실관계 확인 중” 배우 조진웅이 고교 시절 소년범 출신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보도에 따르면, 고등학교 재학 당시 정차된 차량 절도 및 성폭행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된 이력이 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그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기사 내용을 확인 중이며, 사실관계가 정리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
  2. 해남군, ‘서울–제주 고속철도’ 논의 주도…보성~목포 철도 개통 이어 교통 허브 전략 전남 해남군이 보성∼목포 철도가 올해 9월 개통된 데 이어, 서울과 제주를 잇는 고속철도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해남군은 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해남과 완도를 거쳐 제주까지 연결되는 ‘서울–제주 고속철도 구축 가능성 및 발전 전략’ 토론회를 오는 17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공동주최로는 해남 출신 및 완도 출신 지역구 의.
  3. 쿠팡,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박대준 대표 “피해자 보상 적극 검토” 쿠팡은 3370만 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피해자 보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3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피해자에 대해서는 보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보상 대상·방식·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피해 규모와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즉답을 ...
  4. 경찰, 캄보디아·태국 기반 스캠 조직원 28명 검거…‘글로벌 공조’ 첫 성과 서울경찰청은 4일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2개 스캠 범죄조직의 총책 포함 조직원 28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우리 경찰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조 작전 Breaking Chains의 첫 가시적 성과다. 인터폴, UNODC 등 국제기구와 태국·캄보디아 등을 포함한 16개국이 참여하는 이 플랫폼을 통해, 동남아 거점을 둔 초국가 범죄 조직을 겨냥한 ..
  5. 포천시, 2025년 하반기 포천사랑상품권 부정유통 단속 실시 포천시는 오는 12월 8일부터 12일까지 포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부정유통 단속’을 실시한다.      이번 점검은 지역화폐의 건전한 유통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추진한다.    주요 점검 사항은 △실제 판매나 서비스 제공 없이 상품권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처리한 경우 △실제...
  6. 이스라엘, 가자지구 재건 비용 부담 검토… 미국 요구에 원칙적 동의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에 따라 가자지구 재건 비용을 부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현지 시각 12일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년 가까이 이어진 군사작전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발생한 광범위한 파괴에 대해 이스라엘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특히 공습과 지상 장비로 인한 건물 ..
  7. 민주콩고 동부 무력충돌 격화… 민간인 400명 이상 사망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정부군과 투치족 반군 M23 간의 충돌이 심화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현지시간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남키부주 정부 대변인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주도 부카부와 우비라 인근 지역에서 413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청년층이 다수 포함돼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