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협의회(공동대표 함세웅 신부, 청화스님, 나햅집 목사, 이정택 교무)는 지난 9일 오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송두율 교수 문제에 대한 종교인의 입장′이란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종교인협의회는 "송교수가 모든 것을 각오하고 귀국한 것은 화해와 상생의 시대로 접어드는 남북관계의 변화와 남한이 민주주의와 이성이 성숙한 사회가 됐다는 믿음 때문이었다"며 "그런데도 이미 지나간 40년간의 일들에 대해 송교수가 선의에 기초해 양심적으로 진술한 내용을 악의적으로 짜깁기해 거물간첩인양 여론재판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국가정보원과 일부 언론 그리고 정치인들은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분단의 희생자로 우리사회의 성숙함을 믿고 들어온 송교수를 추방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경직성과 미성숙을 국제사회에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우리사회는 송교수 문제를 너그럽게 포용하고 넘어가더라도 국가안보에 전혀 문제가 될 소지가 없는 성숙한 사회임을 자부한다"며 "시대를 거스르는 매카시즘 선풍에 흔들리지 말고 이성적으로 판단,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귀국한 송교수를 관용으로 받아들여 함께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종교인협의회는 개신교의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천주교의 정의사회구현전국사제단, 불교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원불교의 사회개혁교무단 등 4개 종단의 진단적 종교인들의 협의체다.
한편 송두율 교수와 김형태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자 협의회의 초청으로 종교계 인사들과 합류, 기독교회관 인근 한식집에서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송교수가 이들에게 "심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러분이 힘과 용기를 줘서 고맙다"고 말하자, 종교계 인사들은 "힘든 상황에 처한데 대해 위로말씀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송교수의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는 점심식사를 끝낸 뒤 송교수의 국적포기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송교수가) 독일국적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며 "(송교수는) 독일로 돌아갈 생각이 없고 한국에서 정착은 아니더라도 어떠한 식으로든 학술활동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어 "(송교수는) 검찰에 앞으로 한 두차례 더 나가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향후 재판부가 공정하다면 송교수가 후보위원이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재판부가 공정하다면 승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김 변호사는 또 "조만간 자세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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