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언론을 통해서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경제학자들은 두가지 원인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첫 번째로 경기순환사이클(business cycle)의 회복기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시차(Time leg)’ 원인을 들 수 있다.
기업들이 불황기에 생산설비와 고용을 감소시키고 회복기에 기업 이윤이 정상화 단계에 진입해도 경기에 대해 낙관적 전망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때까지 고용증가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경기회복은 모든 경제지표의 동시적 회복 보다는 순차적 회복을 거치게 되며 고용은 경제지표 중 가장 늦게 회복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러한 '시차'로써 설명될 수 없는 구조적 원인을 들 수 있다. 한국은행은 ①산업구조의 고도화에 따른 공장 및 설비 자동화 ②정보기술(IT)산업에 대한 의존도 확대 ③국내기업들의 해외 공장 이전 ④취업유발 효과가 높은 서비스업의 성장 정체 등 4가지를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고용 없는 성장의 원인에 대한 처방으로 경제학자들은 정책의 초점이 내수 회복, 특히 서비스산업 육성에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조언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사회적기업의 대부분이 서비스산업에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하며, 고용 없는 성장의 대안으로 사회적기업 육성이 하나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양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법적 규제에 의해 지역산업 육성에는 명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로 인하여 고용의 불안정성이 확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고용 없는 성장으로 고실업, 사회구조 고착화, 소득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책들이 모색되고 있지만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고용창출 정책이 마땅치 않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양시에서는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통한 사회적기업 활성화가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사회적기업 선진국인 영국의 경우 1만 5000개 이상의 사회적기업이 80만 명 정도를 고용하고 있을 정도로 활성화 되어 있으며, 다른 유럽 국가들도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기업이 급증하면서 여러 가지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또한 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제공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은 육성 초기단계인 2007년 55개이던 사회적기업이 2010년 12월 501개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경기도에는 87개, 고양시에는 16개의 사회적기업이 있다. 이는 전국의 3%, 경기도의 20%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고양시 16개 사회적기업에 총 426명이 고용되어 있으며 1개 사회적기업당 평균 27명의 고용이 창출되고 있어 고용 없는 성장의 대안으로 조금씩 자리메김하고 있다.
고양시는 금년 6월 ‘일자리창출을 위한 워크숍’에서 2014년까지 사회적기업 64개를 육성해 취약계층 1,722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그리고 9월 ‘고양시 선도전략산업 육성 로드맵’ 발표회에서 전국 지자체 최초로 사회적기업 육성을 지역의 전략산업으로 위상을 격상 시켜 놓았다.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김인환 원장의 주제발표 중 고양시 4대 전략산업인 화훼, 전시/컨벤션, 방송영상콘텐츠, 문화관광산업과의 연계는 지역 사회적기업 육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기존 토속자원 및 복지제공형 사회적기업의 틀을 벗어나 전략산업형 사회적기업 육성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제시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사회적기업이 고용 없는 성장의 대안으로 일자리창출은 물론 사회서비스 제공 역할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양시 사회적기업 육성 목표 제시와 로드맵의 발표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고양시는 사회적기업 육성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사회복지법인 위캔, 공공미술프리즘, 함께하는 우리, 고양시니어클럽, 문화마을 들소리 등 고용노동부에서 인증한 성공적 사회적기업이 다수 분포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의 육성 초기단계인 점을 감안한다면, 사회적기업 수 또는 종사자 수 등의 계량적이고 단기적인 목표 보다는 사회적기업의 성공모델을 마련하고 확산하는 중장기적 목표에 방향성을 두어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기업에 친화적인 범시민적 문화형성 및 인프라 조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또한 창의적인 사업모델 발굴을 위한 ‘범시민 아이디어 공모전’ 및 신규설립의 활성화, 경영혁신 지원, 육성시스템 구축 지원을 위한 ‘사회적기업지원센터’의 설립이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자료 제공: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정책기획부 과장 김민수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 박사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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