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 동포간담회서 제안…“북에 많은 양보 할 것”
노무현 대통령이 9일 한반도 평화와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조건 없는 남북정상회담을 갖자고 다시 한번 제안해 귀추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저는 북한에 대해 완전히 열어놓고 있다”며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몽골을 국빈방문 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울란바토르 시내 한 음식점에서 있은 동포간담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나면 북한도 융통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싶어 상당히 기대를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현대·기아차 김태화 몽골 대리점 지사장이 물류비용 문제를 언급하며 김정일 위원장을 잘 설득해 한국에서 자동차를 기차에 싣고 울라바토르와 유럽으로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데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노 대통령은 “언제 어디서 무슨 내용을 얘기해도 좋으니 만나서 얘기해보자"면서 "우리 국민들은 북한 체제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 어떻든 함께 안정적 토대위에서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디고 수 십번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양보의 의미에 대해 “국민이 보기에 자존심 상하게, 원칙없이 양보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한국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백지화하고, 북한에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는 양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본질적 정당성의 문제에 대해서 양보하는 것이 아닌, 제도적, 물질적 지원은 조건없이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왜 그렇게 해야 하냐면 서로가 옛날에 싸운 감정이 있고 무엇보다 불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경제적으로도 부유하고 자연히 군사력이 세니까 혹시 북한 정권이 무너지기 바라거나 그쪽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는데, 그 불신이 있는 동안 어떤 관계도 제대로 진전이 안 된다”고 이날 발언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불신 제거해야 격의없는 대화 가능”이어 노 대통령은 “불신을 제거하는 것이 상대방과의 대화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많은 형식의 문제가 있지만 불신, 불안감을 제거해주고 ‘해칠 생각이 없다, 흔들 생각이 없다, 같이 손잡으면 우리도 발전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질 때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불신을 갖는 배경으로 “우리가 예를 들어 한미연합 훈련을 하고 있는데 훈련 내용이 북한에서 보기에 불안한가 보다”면서 “반격이 원체 단호해 보기에 따라 불안하게 볼 수 있고, 어찌 보면 시비일 수도 있고, 실제 불안할 수 있는 여러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북한도 마음을 선뜻 못열고 내부에도 복잡한 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다”는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개방한 개성공단과 금강산의 전략적 가치와 의미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열었다는 것은 소위 옛날식으로 말하면 남침로를 완전 포기한 것이며, 금강산도 서로 싸움하면 대단히 중요한 통로인데 열었다”며 “우리도 조금 믿음을 내보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6월로 예정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미국과 주변 국가들과의 여러 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 할 수 없는 일도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길을 잘 열어주면 저도 슬그머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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