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교통단속 고지서의 측면을 조금 잘라내 예산을 절감했으며 지방 체신청 집배원들은 소방본부를 대신해 독거노인의 비상구급시스템을 점검, 사랑을 실천하고 수입도 올렸다..."4일 기획예산처의 `작년 하반기 예산절약.수입증대 우수사례'의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서 유연한 발상으로 예산을 절감하거나 재정수입을 올리는 일선 실무 공무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기획처 관계자는 "예산절감 우수 사례들은 내부검토를 거쳐 관련 지침에 반영, 전체 부처가 시행하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따라서 아직은 사안별로 수입액이 적더라도 조만간 많은 재정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고지서의 1g을 줄여라경찰의 간단한 인식전환으로 예산이 절약된 사례도 있다.경남지방경찰청은 무인교통장비 단속결과를 담은 고지서의 좌우를 1㎝씩 잘라냈다. 그 결과, 고지서 1통의 무게가 기존의 6g에서 5g으로 줄어들면서 1통당 우편요금이 30원 떨어졌다. 보통우편 요금이 0∼5g 190원, 5g초과∼25g 220원이기 때문이다. 이 아이디어로 경남경찰청이 절약한 예산은 2천400만원이었다.경찰청 관계자는 "이 방식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예산절감액은 매년 상당한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경찰청은 아울러 규칙에 대한 융통성을 발휘해 경비를 줄였다.운전면허 시험용 차량은 특정 기간 후에 불용처리(폐기처분 또는 매각) 한다는 관련 규정은 그동안 흔들림없이 지켜졌다. 경찰청은 그러나 경직된 규정준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이 시험용 차량에 대한 현장 점검을 했다. 그 결과 내용연한에 이르렀는데도 더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양호한 차량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이에 따라 새 차량의 구입비가 줄어들게 됐고 이에 따른 예산 절감액은 23억원에 이르렀다.◇ "톨게이트에서 압류한다"재치있는 아이디어로 수입을 올린 사례도 있다. 운송법인들은 그동안 과속 등에 따른 벌과금을 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소속 차량들이 전국에 흩어져 움직이고 있는 만큼 당국이 차량을 압류할 수 없다는 점을 운송법인들이 악용한 것이었다.그러나 대전지검의 담당 직원은 이를 방치하지 않았다. 이 직원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한 끝에 해당 운송법인 소속 차량을 톨게이트에서 압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대전지검은 문제의 운송법인들에 공문을 보냈다. 조속히 벌과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톨게이트에서 차량을 압류한다는 내용이었다.그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문제의 운송업체들은 얼른 과태료를 냈고 대전지검은 별다른 압류조치 없이 227건에 대한 과태료 2억1천만원을 회수할 수 있었다.대전지검의 이 실무자는 "그동안 운송법인들에 대한 과태료 징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세무서 여직원이 코스닥법인 회생에 기여국세청 세무서의 한 여직원은 코스닥 등록법인을 경영위기로부터 구하는데 기여했다.문제의 코스닥법인은 대표이사의 횡령으로 인해 최악의 경영상태에 직면했고 당시 체납세액은 54억원에 이르렀다. 이 법인은 도산과 상장폐지의 위기에 몰리고 있었다.그러나 이 직원은 압류조치 등을 통해 일부 세금을 받아내는 것보다는 체납처분 유예를 통해 회생기회를 주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무엇보다도 이 회사는 좋은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노력하면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특히, 이 직원은 체납처분 유예 뿐 아니라 다른 채권자를 여러 차례 설득해 채권회수를 위한 강제집행에 나서지 않도록 했다. 이후에도 이 직원은 회사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사후관리도 철저히 했다.그 결과, 이 회사는 회생했고 세무서는 체납세액 전액을 받았다. 국세청의 또 다른 직원은 수백개의 신규상장 기업들의 주식변동 자료를 일일이 조사해 상장이익을 변칙적으로 증여한 27개 법인 105명으로부터 120억원을 추징하는 성과를 냈다.비상장사의 최대주주 등이 상장이전에 자녀.임원에게 주식을 증여.양도해 상장에 따른 주가상승차익을 안겨주는 변칙증여에 대한 최초의 기획점검이었다고 국세청은 밝혔다.그는 2년에 걸쳐 이 작업을 끈질기게 진행했고 밤 12시 이전에 퇴근하는 일이 드물었을 정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국세청은 전했다.[연합뉴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