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 구제역 매몰 돼지 부패과정서 사체 팽창 매몰지 밖 돌출 잇따라
한파가 꺾이면서 구제역으로 매몰처분된 돼지들의 사체가 급속히 부패하며 매몰지가 훼손되고 있어 이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소는 내장의 가스 발생을 예상해 살처분 때 위장을 도려내고 묻었지만, 돼지는 대부분 산 채로 매장하는 바람에 사체가 썩으면서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흙을 쌓아둔 매몰지 표면 위로 돼지 사체가 튀어나오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더구나 사체 팽창에 따른 매립지 훼손은 점차 기온이 상승하면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구제역 매몰지 사후관리에 새로운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17일 경기도 이천시와 돼지 농장주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28일 돼지 2000여마리를 파묻은 이천시 호법면 주미리에서 나흘 뒤인 지난 1일 농장 매몰지가 갈라지면서 돼지 사체 7~8마리가 땅 밖으로 튀어나와 4일 다시 묻었다. 하지만 엿새 뒤인 10일 이 매몰지에서 또다시 사체 5~6마리가 땅 위로 노출돼, 이천시 방역 사후대책반이 긴급 출동해 재매립했다.
지난달 17일 돼지 4300마리를 파묻은 이천시 모가면 소가리의 농장 매몰지에서도 나흘 뒤 매몰지가 내려앉으면서 돼지 사체가 땅 위로 돌출돼 있는 것을 농장주가 발견했다.
이처럼 매몰지에서 돼지 사체가 드러난 곳은 이천시에서만 율면 월포리, 설성면 장능리 등 모두 6곳이다.
시는 기온이 조금씩 상승하면서 부패 과정에 발생한 가스로 돼지 사체가 부풀어 올라 매몰지가 훼손되는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이천시 관계자는 “워낙 많은 돼지를 한꺼번에 매몰하다 보니 빚어진 일로 보인다”며 “기온이 오를수록 이런 현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상당한 골칫거리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구제역 사태로 이천지역에서만 농가 175곳의 돼지 36만7000여마리 등 소·돼지 37만5000여마리를 386곳에 매몰처분했다. 이 가운데 86곳(22.3%)에서 △침출수 발생 △지반 침하 △토양 융기 등 문제점이 잇따라 불거져 재매몰 및 재복토, 배수로 정비 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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