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 오너일가 사상 최대...경영권 승계 새로운 이정표
신세계 오너 일가가 아버지와 자녀간 지분 증여세로 시가 3500억원에 해당하는 주식 66만2956주를 국세청에 현물로 납부했다. 이는 재벌들의 상속 및 증여세를 통틀어 사상 최대 규모. 이번 일은 그동안 편법 논란이 끊이지 않던 재계의 지분 및 경영권 승계 관행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종전 최고 기록 2배에 육박=신세계 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해 9월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지분 84만주(4.46%)에 대한 세금으로 37만7400주를 국세청에 납부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도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주식 63만4571주(3.37%)에 대해 28만5556주를 세금으로 냈다.지분 증여세가 현물인 주식으로 납부됨에 따라 정 부회장은 기존 9.32%에서 7.32%(137만9700주)로, 정 상무는 4.03%에서 2.52%(47만4427주)로 지분율이 변동됐다.이에 따라 이명희 회장의 지분 289만890주(15.33%)를 포함해 신세계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28.7%(540만7973주)에서 25.2%(474만5017주)로 낮아졌다. 이번에 납부된 주식을 시가로 환산할 경우 정 부회장의 납부세액은 2000억원, 정유경 상무는 1500억원에 달한다.이는 2003년 타계한 교보생명 창업자 신용호씨의 유족들이 비상장 주식을 합쳐 낸 종전 최고 기록인 1830억원을 훨씬 초과하는 것.신세계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이마트 살린점 개점 기자간담회에서 구학서 당시 사장이 오너 일가의 지분 증여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당시 정 명예회장(7.82%)과 이명희 회장(15.33%)이 자녀들에게 주식을 모두 증여하면 세율 50%를 적용해 총 1조원대의 세금을 납부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지분승계 ‘정공법’ 정착하나=신세계보다 덩치가 크거나 비슷한 규모의 재벌기업들이 경영권이나 지분을 승계할 경우 이번 증여세 납부를 선례로 삼을 수밖에 없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분석. 지난해만 해도 세금 등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편법이 섞인 묘수를 동원해 경영권 승계작업을 벌이다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 및 검찰 수사에 가로막힌 사례들이 다수 공론화됐었다.재계에서는 정당한 증여세를 내고 지분이나 경영권을 물려주는 관행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세율을 낮추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손영기 대한상의 경제조사팀장은 “현재 기업들의 증여세 부담이 과중하기 때문에 세율을 낮춰 기업의 부담을 경감시켜준다면 기업활동 및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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