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서비스업종 영업장의 냉방온도가 26도 이상으로 강제 제한되면서 개별점포주나 고객들이 무더운 실내온도 탓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정부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대형 영업장의 실내온도를 26도로 규제하면서 이용고객들과 입점 점포주들의 불만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냉방온도 제한을 받는 매장에서는 부채를 들고 다니며 더위를 참아내는 고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냉방온도 제한이 없던 과거에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낯선 장면이다.
이 때문에 건물 중앙냉방을 무시하고 자체적으로 냉방을 실시하는 점포까지 나올 정도다.
이날 코엑스 메가박스 영화관의 실내온도는 27.2도였지만, 바로 옆에 붙어 있는 T 커피숍의 실내온도는 23.4도에 불과했다. 중앙냉방 대신 자체적으로 에어컨을 가동했기 때문이다.
코엑스 관계자는 "음식점 가운데 뜨거운 주방을 '오픈'한 곳에서 특히 불만이 많이 들어온다"면서 "중앙 냉방이다보니 불만이 들어온 곳의 온도를 낮추면 근처 점포의 온도가 오히려 내려가기 때문에 난감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의 방침을 무시하고 소규모 입점 업체들이 자체 냉방을 강행해도 이를 제제할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냉방온도를 지키지 않을 경우, 처음에는 건물주에 경고가 내려지고 다시 한 번 어겼을 경우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과태료를 내는 주체도 개별 점포주가 아닌 건물주가 된다.
그런데 실내온도를 점검하는 방식은 한 건물에서 45차례 온도를 측정해 평균온도가 26도를 넘었는 지 여부만을 따지기 때문에 개별 점포들의 냉방이 전체 평균온도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게다가 이번 냉방제한은 에너지소비량이 연간 2천 TOE(석유환산톤) 이상의 대형건물에만 적용되는데, 개별 점포들이 아무리 온도를 낮춰도 개별 점포의 에너지소비량이 2천 TOE를 절대 넘을 수 없으므로 과태료 부과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건물주가 아무리 계도활동을 펼치고 구두로 주의를 줘도 고객들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한 소규모 입점 점포들은 '나몰라라'식으로 자체 냉방을 강행하는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소규모 점포들이 자체 냉방을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앞으로 법제도를 정비해 개별 냉방을 실시하는 점포도 권장 온도를 지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