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의 돈줄을 조이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다. 부동산 쪽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총액한도대출 축소=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1일 내년 1분기 중 중소기업 지원용으로 시중은행에 공급하는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현재 9조6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총액한도대출은 한은이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위해 시중은행의 대출이자보다 훨씬 낮은 금리(연 2.75%)로 제공하는 자금이다. 은행들은 이번 결정에 따라 내년 1월까지 1조6000억 원을 한은에 반납해야 한다.◆지준율 인상·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향=앞서 한은은 지난달 23일 16년 만에 금융기관의 예지급준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인상해 상당기간에 걸쳐 100조원가량의 통화 증가 억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도 오는 31일부터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최저 적립률을 상향 조정키로 해 은행이 추가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은 총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액만큼 은행들의 순이익이 감소하기 때문에 내년에 배당 가능한 금액은 물론 대출 여력도 줄어들게 된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채무 상환 능력 심사를 강화하도록 해 앞으로 빚이 많거나 소득이 적은 사람은 담보(집)만 갖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게 됐다.◆실제 효과 발휘=시장에서는 당장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이 지준 인상을 앞두고 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양도성예금증서(CD)발행에 나서면서 20일 CD금리는 0.05%포인트 상승해 연 4.79%를 기록, 2003년 3월의 4.8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주춤해지고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이달 14일 현재 143조6808억원으로 집계돼 지난달보다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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