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가까스로 서울과 경기를 지켰지만 경남과 강원 등 주요 접전지를 모두 내주면서 사실상 완패했다. 민주당은 예상외의 대승을 거뒀고 친노 그룹도 대거 부활했다.
2일 실시된 제5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54.5%로 15년만에 최고치의 전국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에게는 뼈아픈 패배를 안겼고 민주당에는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 줬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 줄곧 끌려 다니다가 강남 3구에서의 몰표에 힘입어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한나라당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오세훈 후보가 사실상 패배를 시인하는가 하면 민주당 한명숙 후보 캠프에서는 선거 승리를 선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 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패하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거부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어렵게 됐다.
경기도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를 비교적 여유있게 제치면서 당내 입지를 공고히 하면서 유력 대선 주자의 자리를 꿰차게 됐다.
유 후보의 패배로 국민참여당은 창당 6개월도 안돼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유 후보 본인도 한동안 정치적 암중모색기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서는 백령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북풍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를 큰 표차로 이겼다.
안 시장 재임 8년에 대한 피로와 이윤성 전 국회 부의장의 말 실수가 패배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의원은 '다행히' 천안함 사고가 인천 앞바다에서 발생했다고 말해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충남과 강원도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좌희정 우광재로 불리던 민주당 안희정, 이광재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다.
특히 북한과 인접한데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강원도에서 이광재 후보가 승리한 것은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충북에서는 이시종 후보가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를 누르면서 민주당의 승리를 보탰고 대전에서는 염홍철 후보가 당선돼 선진당의 체면을 살렸다. 경남에서는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던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이명박 정부 행안부 장관을 지낸 이달곤 후보와의 대결에서 이겨 이번 선거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한나라당은 텃밭 가운데 한 곳이자, 정몽준 대표가 여러 차례 지원유세에 나섰던 경남에서 무수한 공천 잡음 끝에 기초단체장도 상당수 무소속에게 내주면서 선거 패배 책임론의 진원지가 될 전망이다.
제주에서는 무소속 우근민 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을 박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명관 후보에게 승리했다.
이외에 여야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들이 이변없이 승리했다.
그러나 부산에서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45%를 득표하고 호남에서 한나라당 정용화(광주), 김대식(전남), 정운천(전북) 세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두 자리수를 얻은 것은 값진 평가를 받을 만 한다.
16개 광역단체 가운데 한나라당은 6곳, 민주당은 7곳을 차지하게 됐고 선진당은 1 곳, 무소속은 2 곳에서 당선자를 내는 것으로 6.2 지방선거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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