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남긴 마지막 일기의 일부 내용이 소책자 형태로 공개됐다.
김 전 대통령의 유족 측은 21일 인터넷 추모 홈페이지에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제목으로 김 전대통령이 입원하기 전에 쓴 마지막 일기의 일부 대목을 공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85회 생일을 맞은 지난 1월 6일자 일기에서 파란만장했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일생이었고, 경제를 살리고 남북 화해의 길을 여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일생이었다며 살아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2009년 1월 14일 인생은 얼마만큼 오래 살았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얼마만큼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았느냐가 문제라며 그것은 얼마만큼 이웃을 위해서 그것도 고통 받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살았느냐가 문제다고 기록했다.
또 1월 16일자 일기에서는 역사상 모든 독재자들은 자기만은 잘 대비해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결국 전철을 밟거나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밟는다고 기록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은 지난 5월 23일자 일기에서는, 참으로 슬프고 충격적이라며 검찰이 너무도 가혹하게 수사했다고 지적하고, 결국 노 전대통령의 자살은 강요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5월 25일 일기에서는 북핵 실험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5월 18일 일기는 한국을 방문한 클린턴 전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했다며, 언제나 다정한 친구라고 기록했다.
김 전 대통령은 1월 11일 일기에서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아내 없이는 지금 내가 있기 어려웠지만 현재도 살기 힘들 것 같다"며 공개된 일기장 곳곳에는 아내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마음이 곳곳에 진하게 묻어 있다.
유족측은 이번에 공개한 일기를 3만부 가량 소책자로 만들어 전국의 분향소에 배포하며, 인터넷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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