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차량이 졸지에 계륵이 될 처지에 놓였다.정초부터 LPG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더니 급기야 이번주 초 L당 1000원을 돌파했다. 불과 한 달 만에 200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GM대우 레조·기아 카렌스 등을 운전하는 사람들은 “LPG값 ‘네 자릿수’ 시대가 도래했다”며 망연자실하고 있다.당장 자가용을 이용하는 직장인의 차계부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LPG차의 시내 주행 연비는 L당 3∼4km에 불과하다. 레조로 광화문 소재 회사에 다니는 전모씨는 “한 달 전 2만원 후반이면 가스통이 꽉 찼는데 지금은 약 4만원이 든다. 연료비를 나누기 위해 카풀이라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혀를 내둘렀다.중고차 시장에서는 이미 이들 차량의 거래가 뚝 끊겼다. 서울 성동구 장한평의 중고차 매매 시장의 한 상인은 “가스값이 올라간 정초부터 문의가 줄더니 요즘은 거의 사라졌다”며 “휘발유 차량 유지비와 엊비슷해진 상황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며 LPG차를 모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차량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01년식 레조(자동)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500만원대에 거래됐으나 현재 300만원대까지 호가가 곤두박질했다. 중고차거래사이트 SK엔카 관계자 역시 “겨울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수요가 대폭 줄었다. 가격을 정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대통령직 인수위가 밝힌 ‘LPG 경유차’ 허용 방침도 없었던 일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서민 경제에 도움을 주려던 해결책이 되레 ‘서민의 짐’으로 전락하게 된 탓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휘발유 대비 효율이 60%밖에 되지 않는 LPG를 경차에 장착할 경우 경제성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스값마저 오르면 재고의 가치조차 없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LPG값 폭등 이유?휘발유와 경유값이 30원 오르는 동안 LPG값이 200원가량 폭등한 까닭은 무엇일까. LPG 가격을 외국에서 결정하고 국내 업체는 이를 따르기만 할 뿐이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는 사우디 아람코사가 발표하는 계약 가격에 환율 등을 반영해 출고가를 결정한다. 지난해 12월 프로판과 부탄 계약가격이 t당 730 달러와 755 달러에서 130 달러(약 17%)씩 뛴 데 따라 국내 공급가격도 수직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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