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文喜相)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23일 "(열린우리당 등) 다른 곳에서 통합을 위한 역할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실장은 이날 저녁 언론계 중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정치를 해오면서 원튼 원치않든 운명적으로 통합과 갈등 조정의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에도 통합론자로서 내가 해야할 역할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최근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나름대로 역할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문 실장은 "참여정부 출범후 지난 1년간 국정운영의 기본틀인 250여가지 로드맵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이제 (누가 하든) 로드맵대로만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실장의 이같은 언급이 28일 개각과 청와대 수석.보좌관급 이상 정무직 인사를 앞두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하에 사퇴를 시사한 것인지, 아니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발언을 한 것인지 분명치 않으나 앞서 "총선출마는 1%도 가능성이 없다"며 비서실장직 유지를 시사했던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어서 그의 거취가 주목된다.
문 실장은 그러나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불러일으키자 24일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을 통해 "공직자가 진퇴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원론을 얘기한 것"이라며 "재신임 얘기가 나왔을 때 이미 사표를 냈었고, 국회에서도 청와대에 있기 어렵다는 얘기를 한 만큼 그런 연장선상에서 언제든 떠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 발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원이 전날 "내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단독 과반이 안될 경우 민주당과 협력을 통해 공동여당을 구성해야 한다"며 총선이후 민주당과의 합당 등 연대 구축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과 일부 맥을 같이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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