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부총리 “거품 꺼져도 소비 위축되지 않을 것”
최근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잇따라 부동산 거품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는 현재 일부 지역의 거품현상이 다른 나라와 우리의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위험수위에 이르렀기 때문에 미리 시장에 경고를 보내 급격한 거품붕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과천청사 정례브리핑에서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은 소득대비 18.9배로 과거 거품이 꺼져 집값이 급락했던 1990년대 초의 21.7배에 근접하고 있는데다 여러 통계들에 비춰볼 때 이런 거품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게 정부 판단”이라며 “이런 거품이 한꺼번에 꺼지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총리는 “강남 집값 거품에는 일부 교육요인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집값이 끊임없이 상승할 것이라는 강한 기대가 수요를 낳고 있기 때문"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보유세, 양도세 강화, 기반시설 부담금 등이 본격 시행되는데다 공급도 향후 5년간 강남 24만 가구의 40%에 달하는 10만 가구가 공급되고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정책이 내년부터 시작되므로 수도권에 대한 주택수요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위축 우려와 관련, “부동산시장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주식시장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보다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강남 집값 하락으로 소비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총리는 특히‘최근 잇따른 거품붕괴 발언이 그동안 부동산대책이 효과가 없자 꺼내든 마지막 카드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 “어떻게 언론들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정부 고위관계자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던졌는지 신기하게 생각한다”며 “계획된 심리 캠페인이거나 다른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용민 재정경제부 세제실장도 이날 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강남 부동산가격은 국제적으로 비교해 봐도 거품이 끼어 있다"며 "최근 정부가 부동산거품을 경고하는 것은 부동산가격이 하향안정세로 접어드는 전환점에 있는만큼 국민들이 주택 구입 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참고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용민 실장은 또 "정부가 거품론을 제기한다기보다 그런 현상이 있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드리는 것"이라며 "주식시장에서 상투를 잡듯 부동산 시장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 주택 구입 시 전반적인 상황을 참고하라는 뜻"이라고도 했다. 김 실장은 이어 “버블세븐이라는 말은 이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거품이 있다는 뜻이지 특정지역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며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강북재개발법이 오는 7월부터 본격 시행되고 올해 안에 3∼4개 시범지구가 지정되면 부동산 수요가 강북으로 분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공시가격을 시세의 100% 수준에 맞추겠고 밝힌 것은 아파트 부녀회나 기획부동산의 담합으로 아파트 가격에 더 많은 거품을 초래할 수 있어 이러한 위험을 지적하기 위한 의도"라며 "지적의 타당성에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마지막으로 “최근 강남 투기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예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부동산가격이 하향안정세로 접어드는 전환점에 있다"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일단 기존에 마련한 부동산대책을 꾸준히 추진하는데 정책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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