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금호로부터 16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 수감중인 열린우리당 이상수(李相洙) 의원은 "두 기업이 CD(양도성예금증서)와 헌 수표로 주면서 `밝히기 어려운 돈이니 영수증을 처리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면서 "그래도 누군가 마셔야할 독배라면 내가 떳떳이 마시겠다"고 말했다.
대선 당시 민주당 총무본부장이었던 이 의원은 지난 28일밤 영장실질심사후 영장 발부를 예감하면서 불법자금 수수 경위를 이같이 설명했다고 30일 공동 변호인단에 속한 우리당의 한 현역 의원이 전했다.
이 변호인에 따르면, 이 의원은 대선자금 문제로 겪어야 했던 일들을 회상하면서 "언론에서 공개하라고 할 때 고백하지 못한 점이 후회된다"며 "불법자금을 준 기업은 한화와 금호 두 회사뿐인데 `그것은 안 밝혀지겠지′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아직까지 우리 정치인들은 의리가 있다"며 "나는 어디까지기업을 생각해 (약속을) 지키려고 했는데 기업은 뭐가 딱 들어오니 다 밝히더라"고신의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그러나 총선 출마등 거취 여부에 대해 "검찰이 나를 7번 불렀는데 마지막3번은 조사가 개인유용 부분에 집중됐다"면서 "도덕적 부분은 일단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해 정치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유용 논란과 관련, "선대위 회계책임자였지만 소위 실무계좌 같은 다른 계좌가 여러개 있는지 정말 몰랐다"며 "지구당 지원 등 돈을 이리저리 옮기는 과정에서 대차가 좀 있지만 검찰에서 조사가 다 끝난 문제"라고 결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특히 지난 87년 대우 옥포조선 사태때 3자 개입 혐의로 당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함께 구속됐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그때는 살아났는데 이번엔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라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변호인은 전했다.
한편 우리당의 일부 의원은 이상수 의원 `구명′을 위해 29일 이돈명(李敦明) 변호사를 방문해 협조를 요청했으며, 곧 민변 소속의 변호사들로 100여명의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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