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석 비서관 전원이 6일 일괄 사표를 작성해 류우익 대통령 실장에게 제출했다. 류 실장은 비서관 회의가 끝난 직후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표 제출 사실을 공식 보고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현재의 상황을 더 이상 지켜만 보는 것은 문제가 있고 국민 여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표 제출에 앞서 류 실장은 이미 두차례 이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표명했고 수석들도 개별적으로 류실장에게 사의를 밝혔지만 당시에는 대통령이 만류했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수석들의 일괄 사표에 따라 한승수 총리를 비롯한 내각의 사의 표명도 조만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 쯤으로 예정된 인적 쇄신이 이렇게 앞당겨진 것은 민심 이반이 생각보다 심각하는 위기 의식 때문으로 보인다. 한달 이상 계속된 촛불 시위와 6.4 재보선 참패로 큰 폭의 인적쇄신 없이는 성난 민심을 진정시킬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조차 '총리와 대통령 실장의 일괄 사퇴 없이는 현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물갈이에 부정적이던 이 대통령도 다소 큰 폭의 인적 쇄신 쪽으로 어느 정도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와대 수석들의 일괄 사표 제출은 한나라당의 전면 인사쇄신 요구와 맞물려 있어, 대대적 여권개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