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경협공동위 첫날 회의…우리 측, 북 비교우위 수출사업 육성 제안
남북은 4일 부총리 급으로 격상돼 처음 열린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경협공동위) 제1차 회의 첫날 북측이 비교우위를 갖는 수출사업 육성, 상사분쟁 해결절차 시행 등 구체화된 경협발전 방안을 놓고 진지한 논의를 진행했다. 경협공동위 대변인인 김중태 통일부 남북경제협력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회담장에서 진행된 전체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남북은 오후 4시 10분경부터 약 한 시간 회의를 진행하며 쌍방의 기조발언과 보충설명을 통해 정상회담과 총리회담 합의사항의 이행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우리 측은 세계경제 환경의 변화 추세와 남측의 경제개발 경험을 간략히 소개하며, 남북간 협력의 발전방향과 협력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우리 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북측이 비교우위를 갖는 생산요소를 활용한 수출 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언급한 뒤 남북이 함께 이를 지원하는 방안을 협의해나가자고 제안했다. 우리 측은 또한 사회간접자본 건설과 공동이용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북 간 연결 철도·도로 공동이용을 위한 철도운행확대와 개성-평양 고속도를 이용한 물자수송을 개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올해 안에 보다 원활한 통행 통신 통관이 이뤄지도록 협의를 진행하는 등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한 제도의 조속한 완비도 우리 측이 강조한 내용이라고 김 본부장은 설명했다. 총리회담에서 합의한 농수산 협력 이행을 포함해 이미 합의한 바 있는 사업의 조속한 실행도 의제로 제시했다. 우리 측은 아울러 남측 기업과 외국기업의 투자환경 조성에 협력할 것을 강조하면서 조선협력단지에 대한 투자여건 마련, 상사분쟁 해결절차 시행 등을 제안했다. 또 이러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경협제도분과위 구성도 제안했다. 이 밖에도 우리 측은 북측의 경제개발이 안정적 토대위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보건의료·환경보호 협력을 강화하고, 남북간 경제에 대한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해 경제시찰단 교환 등 교류확대방안도 내놓았다. 북측도 기조발언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 정상회담과 총리회담 합의사항의 성실한 실천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분과위원회의 구성·완비 △분야별 분과위원회 및 실무접촉 시기와 장소 협의·확정 △경협사업 추진 위한 현지조사 시기 협의·확정 등을 의제로 제기했다. 북측은 또 분과위원회와 관련, 기존에 합의된 분과위에 더해서 자원개발협력분과위원화와 남측도 제기한 바 있는 경제협력제도분과위를 추가로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남북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쌍방이 제시한 의제와 입장을 위원장 접촉과 실무접촉 등을 통해 상호 협의·조율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이날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경제협력공동위원회가 부총리 급으로 격상된 만큼 구체적인 실천계획과 남북이 좀 더 목표와 비전을 갖고 더욱더 발전해나갈 수 있는 그런 방안들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총리는 이어 “총리회담에서 3통 문제, 화물열차 운송에 합의했으므로 앞으로 공동위에서 해주, 안변, 남포, 백두산 등 여러 분야의 협력을 본격화하는 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북측 단장인 전승훈 내각부총리는 “북남수뇌들 간 역사적인 평양선언인 ‘10·4선언’(2007 남북정상선언)이 나오면서 북과 남 사이에 경제협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좋은 용마는 잘 타면 천리마가 되고 못 타면 ‘하늘소’(당나귀)가 된다. 우리가 힘과 지혜를 합쳐 나간다면 잘 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전체회의를 마친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우리 측 권 부총리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는 북측에서 대표 7명을 포함해 수행인원과 기자단 등 27명이 참석했으며, 우리 측에서는 배기선 국회의원과 손경식 대한상의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정·재계 인사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권오규 부총리는 만찬사에서 “머지않은 장래에 한반도가 동북아의 전략적 관문이자 경제중심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이 서로 흉금을 털어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이해와 신뢰를 쌓아간다면 함께 풀어가지 못할 문제가 없다”고 건배를 제안했다. 이에 전승훈 부총리는 “경협공동위가 해야 할 사업은 방대하며 갈 길은 멀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쌍방이 서로 뜻과 마음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좋은 결실을 이룩하게 되리라 확신한다”고 호응했다. 남북은 회담 이틀째인 5일 오전 중 위원장 및 위원 접촉 등 분야별 접촉을 갖고 의견 절충을 계속하며 오후에는 수도권 인근 산업시설로 공동 참관행사를 진행한다.
- TAG
-